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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 자작나무 숲을 지나,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 클래식 2
정림 그림, 이민숙 글 / 책고래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빨간 머리 앤과 함께 아련한 추억에 젖어보고 싶었다. 성인이 되고 나면 어린 시절 함께 하던 동화 속의 이야기나 만화 캐릭터 등을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문득 떠오르게 마련이다. 빨간 머리 앤은 초등학생 시절에 읽어보았다. 어린 시절에는 책으로 된 것을 읽어보았고, 텔레비전 만화로도 보았다. 어린 시절에 늘 듣던 노래가 떠오른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그 시절의 기억과 함께 빨간 머리 앤도 자리잡고 있나보다.
이 책은 책고래 클래식 시리즈 제2권인데, 무엇보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두근두근거리는 느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빨간 머리 앤》은 1908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의 인기를 끌고 있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자랐다고 한다. 나 역시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는 시기에 빨간 머리 앤을 만났고 옛 기억이 떠올라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그림책을 통해 오랜만에 옛 기억에 푹 빠져서 지내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 책의 글은 이민숙이 썼다. 아이 셋을 키우며 어린이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작가가 되었다. 어린이의 마음에 좋은 씨앗이 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 책《빨간 머리 앤》이 첫 그림책이다. 그림은 정림이 그렸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는데, 그린 책으로《대장 넷, 쫄병 일곱》《여우야 여우아 어디 있니?》《인현왕후전》《어느 날》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안녕, 존》이 있다.
빨간 머리 앤은 다양한 버전으로 나와있기 때문에 접할 때마다 다른 느낌이다.《빨간 머리 앤- 자작나무 숲을 지나》에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조세핀 할머니가 앤과 다이애나를 샬롯 타운으로 초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안 된다며 딱 잘라 말했지만, 매슈 아저씨는 앤도 새로운 세상을 많이 봐야한다며 외출을 종용했다. 시골집을 떠나 조세핀 할머니댁으로 간 앤과 다이애나. 그곳은 궁궐같았다. 박람회에도 가고, 서커스장, 음악회 구경도 다녀왔다. "와아, 우리 집 다락방에서 보는 별들의 잔치 같아요." 하지만 도시 생활이 재미있지만 앤의 마음에는 초록집에 대한 그리움 또한 자리잡는다. 밤이면 다락방을 지켜 주는 별들, 반짝이는 호수, 모두 사랑스러운 내 친구들이라며 그리움 가득해진다.
"하루하루 정말 멋진 시간이었어요. 그중에서 제일 좋았던 게 뭔 줄 아세요?"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었어요."
매슈 아저씨, 마릴라 아주머니와 앤은 따뜻하게 포옹을 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 책은 그림이 압권이다. 디테일한 그림에 사로잡힌다. 주근깨 가득한 빨간 머리 앤이지만 사랑스러움이 가득 느껴진다. 그림책은 상상만으로 떠올리는 인물의 모습을 구체화시켜 주어서 감촉까지 느껴지는 세세함이 있다. 포근하고 따뜻한 그림이다. 도시의 신기한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와서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제일 좋았다고 말하는 앤. 그림이 함께 해서 감동이 더욱 크다.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이야기에 담긴 '가족'과 '사랑'이라는 가치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주기 때문일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동의하며 책장을 덮는다. 너무 빨리 끝나서 안타까운 느낌마저 든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한 번 읽고, 그림을 또 한 번 읽으며 오랜만에 두근거리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빨간 머리 앤을 처음 접하는 아이가 읽기에 좋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