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논문 -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지적 수집품
산큐 다쓰오 지음, 김정환 옮김 / 꼼지락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상한 논문'이 궁금했다. 인터넷이나 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이상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종종 듣지만 금세 잊곤 한다. 이상한 논문을 한데 모아 책으로 엮어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얼마만큼 이상하고 어디까지 예측할 수 있을지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이상한 논문》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산큐 다쓰오.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일본문화전공 박사 후기 과정을 수료했다. 저자의 이야기로는 고양이의 평균 수명과 맞먹는 기간 동안 대학을 다닌 셈이라고 한다. 문학 석사이자 현직 코미디언이다. 취미 중 하나는 이상한 논문 수집하기이다. 저서로는《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국어사전을 가지고 노는 법》등이 있다.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선정한 '으이그 노벨상' 수상 논문을 몇 편 소개한다.

 

이 책에는 열세 편의 이상한 논문이 실려있다. '세상 이야기'의 연구, '공원의 경사면에 앉는 커플'을 관찰하다, '불륜남'의 머릿속, 고양이의 치유효과, '가슴의 출렁임'과 브래지어 위치의 어긋남 등 논문의 제목만 보아도 별의별 논문이 다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상야릇한 논문들은 '심사가 엄격하지 않은 잡지' 즉 취미성이 강한 잡지에 실린 논문이지만, 심사가 엄격하지 않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영역 전체가 정신이 나간 듯한, '어떻게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이 있지!?'라는 생각이 드는 논문이 예상 외로 올바른 말을 할 때도 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도서관의 논문 코너를 샅샅이 뒤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모든 논문은 어떤 사람이 방대한 시간을 투자해 쓴 것이다. '왜 이런 연구를 시작했을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30쪽)

 

두 번째 논문 '공원의 경사면에 앉는 커플'을 관찰하다는 정말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경사면에 착석하는 커플에게 요구되는 타인과의 거리>라는 고바야시 시게오, 쓰다 사토시의 논문으로 2007년《일본 건축학회 환경계 논문집》제615호에 실린 논문이다. 논문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논문 자체도 신선했지만, 저자의 해석에 웃음이 났다. 논문의 저자는 데이터에 '편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예비 조사까지 했다고 한다. 예비 조사는 낮부터 심야에 걸쳐 모두 5일 동안 실시되었고, 본조사는 17시부터 22시 30분까지 모두 4일에 걸쳐 실시 되었고 그 결과를 논문에 담았는데, 산큐 다쓰오의 이야기에 '맞아, 그래' 소리를 내며 공감하게 되었다. 후일담까지 재미있는 코미디를 보는 듯했다. 이 논문을 TBS 라디오의 <아라카와 교케이 데이캐치!>에서 소개했는데 집필자인 고바야시 시게오 선생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왔다고 한다. 조사를 맡았던 '가짜 커플' 세 쌍 중에 한 쌍이 진짜로 커플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하품 연구 논문도 흥미롭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소가 부족해져서 하품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잘못된 속설인 모양이다.(68쪽)라는 문장에서 적잖이 당황했다. 그렇다면 하품은 왜 나오는 것일까? 아직은 그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한다. '하품은 전염되는가?', '하품하는 영상을 보면 하품이 전염될까?', ''하품은 글을 통해서도 전염되는가?', '하품은 몇 살부터 전염되는가?', '개는 어떨까?' 등을 설명해주며 하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하품 논문에 대한 산큐 다쓰오의 한 마디도 인상적이다.

나는 이 논문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도 도중에 수없이 하품을 했다. 하품 글을 읽으면 하품이 나옴을 몸소 실증한 셈이다. (80쪽)

 

열세 편의 논문 중에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논문은 제각각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은 생각보다 지적이고 심오하다. 코미디언이 쓴 '이상한 논문'을 엮은 책이라는 데에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진지하고 학구적이다. 살짝 첨부하는 말 한두 마디가 감칠맛을 더해 웃으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진기한 논문 수집가' 산큐 다쓰오가 들려주는 '이상한 논문' 열세 편을 해설과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세상은 넓고 신기한 논문은 많다. 이상하다기보다 신기한 논문이었고, 논문을 쓸 생각을 한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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