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추기경
평화방송 엮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사람의 인생을 오롯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한 권의 책보다도 값지고,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유익하다. 하지만 이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신격화하여 미화시키는 책을 읽으면 오히려 반감이 든다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고, 완벽하지 않은 것이 인간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특출난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적당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이 책『그 사람 추기경』을 읽어보았다. 책의 형식이 내용을 부각시키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 인터뷰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인생철학, 신앙인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낸다.

 

영화「그 사람 추기경」에서 시작된 이 책에는 17인의 인터뷰가 담겼다. 이들은 모두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웃고 울었으며, 그의 생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던 아름다운 인연이다. 이 소중한 추억들을 평화방송에서 엮고 정리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을 취했다. 강우일 주교, 박신언 몬시뇰, 송광섭 신부, 김정남, 김형태 변호사, 두봉 주교, 고찬근 신부, 김병기, 문정혁, 윤공희 대주교, 이단원, 김영균 박사, 김상진 신부, 신명자 이사장, 정하권 몬시뇰, 장익 주교, 이해인 수녀 등 총 17인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주변인의 증언을 통해 김수환 추기경을 바라보게 된다.

* 이 책에 실린 인터뷰는 2013년 11월~2014년 1월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이되 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와 함께 살았던,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이야기고 당신의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는 확신한다. 이 기억의 집합체는 결국 사랑의 모자이크가 될 것이라고. 김수환 추기경, 그 사람은 언제나 사랑을 이야기하던 사랑의 사람이었으니. (13쪽)

 

종교가 천주교이든 아니든 상관 없다. 천주교도라면 좀더 인터뷰이들의 단어 사용이나 상황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지만, 해당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그들이 보고 듣고 느낀대로, 편안하게 진술하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읽어나가다 보면, 인간 김수환 추기경의 면모가 퍼즐 맞추듯 보이게 된다.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간 삶의 자취가 한 눈에 보인다. 삶의 어느 순간이 그림처럼 연상된다. 그의 인생관을 엿보며 나를 돌아보게 된다. 17인의 시선으로 그려진 한 인물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그 정신을 이어받는 것이 독자의 자세일 것이다.

질문: 저희가 김수환 추기경님을 기억하는 의미가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과연 이런 인물이 한 세기에 하나 나올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 같은 분을 처음 봤고 이후에도 그만한 인물이 또 없으니 우리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꼭 추기경님을 생각해야 된다는 것보다, 그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받자는 거죠. (132쪽)

 

이들의 인터뷰를 보다보면 사람들의 눈에 비친 김수환 추기경의 인생을 바라보게 된다. 어느 순간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문장도 있고, 인생 철학을 집어내게 된다. 김수환 추기경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에 거부감이 들지 않고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다. 인간적인 여러가지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질 수 있는 기억이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엮여서 사람들의 기억에 회자될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고, 그렇기에 접근성이 뛰어난 책이다.

 

잘났든 못났든 모든 인간은 존엄합니다.

_김수환 추기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