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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4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평점 :
드디어 허영만의 커피만화『허영만의 커피 한잔 할까요?』4권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허영만의 데뷔 40주년 기념작으로 커피와 사람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는 만화책이다. 커피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유용했고, 정보도 얻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다른 책들처럼 4권도 마찬가지로 발행되기를 기다렸다가 책을 손에 쥐자마자 거침없이 읽어나갔다. 일단 한 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다. 사연이 있는 커피 한잔을 마시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커피는 한 모금도 못 마시지만 군침 도는 향기를 그리기 위해 또다시 취재 노트를 쌓고 있다. 나는 진화한다. 그리고 진화할 것이다." 띠지에 있는 이 말이 인상적이었다. 당연히 커피 맛을 세심하게 구분하며 맛을 보고 음미하며 그릴 줄 알았는데 커피를 한 모금도 못 마신다는 말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커피를 못 마시더라도 커피 종류에 따라 사람들의 사연을 잘 버무려서 이 책에 담아냈다.
이 책에는 23화부터 30화까지 담겨있다. 2대커피의 주인 박석은 강고비에게 맡겨두고 단풍 휴가를 떠난다. 2대커피의 바리스타, 강고비. 처음으로 2대커피를 혼자 맡아서 일을 하는데, 허둥지둥하지 않고 삼 일 동안 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앞으로 삼 일 동안 고비 씨가 해내는지 두 손 드는지 내기를 하는 연인도 재미있다. 과연 고비는 해낼 것인가?
'2대커피' 손님들의 제각각 사연을 보며 새로운 커피를 접하는 것이 이 책의 재미이다. 시나리오 작가, 중년의 부부 바리스타, 노모와 아들, 미혼모 배우…. 사람들의 삶의 소리와 커피가 잘 어우러진다. 더치커피, 브릿프루프 커피, 아이리시 커피, 르완다 커피 등 커피를 상세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커피향까지 함께 느껴지는 듯 든든하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재미있다가 울컥하다가 잔잔한 감동을 남기기도 하면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는 시간이다.

더치커피는 열 시간에서 열두 시간 동안 물을 이삼 초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 얻은 결과물이다.
그래서 더치커피를 일명 커피의 눈물이라고도 한다. (102쪽)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차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건물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 있는 중년 부부의 이야기는 더치커피와 잘 어울린다. 가게를 할 때는 노을이 예뻤는데 지금은 핏빛으로 보인다며 울적해하는데, 2대커피의 주인 박석이 더치커피를 가져다준다. 찬란하고 처량한 노을빛과 커피의 눈물이라는 더치커피, 그들의 사연이 맞아떨어져 한동안 기억될 에피소드로 남을 것이다.
29화 '커피 크리스마스'도 인상적이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종이컵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눈 내리는 날 노부부가 함께 바라보는 종이컵 트리는 감동적이다. 마지막 장에 있는 눈 쌓인 풍경은 한참 멈춰 생각에 잠기도록 한다. 알랭 스텔라의 말을 보며 순백의 겨울을 감상한다.
커피는 영혼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준다. -알랭 스텔라-


만화는 끝나지만 뒤에는 읽을거리가 더 있다. '<커피 한잔 할까요?>의 주인공 강고비와 박석을 만나다'에서는 주인공 강고비와 박석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만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점, 아직 다 설명되지 않은 주인공들의 과거와 미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커피에 대한 생각과 꿈, 그리고 시시콜콜한 사생활과 흑역사까지 짚어보는 시간이다. 만화가 금방 끝나서 아쉬웠는데, 차근차근 인터뷰를 살펴보며 마음을 달랜다. 또한 각 화의 취재일기를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글과 사진으로 실물 커피를 보니 색다르다. 불릿 프루프 커피, 일명 방탄커피를 한 번 만들어서 마시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긴다.
허영만의 만화를 읽으면 힘이 난다. 재미는 기본이고 정보도 얻어서 유익하기 때문이다. 커피에 대해서는 관심은 있지만 잘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알게 되어서 좋다. 게다가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가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며 어루만져준다. 순식간에 읽게 되는 책, 또 한 번 천천히 읽어보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