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민의 조건 -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
로버트 파우저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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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저술한 책은 일단 궁금증을 유발한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짚어내는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원래 어떤 집단이든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기에 외국인이 본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책『미래 시민의 조건』도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로버트 파우저. 미국 미시간 주에서 태어났고 미시간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초에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고 미시간대학교에서 언어학 석사를 받고 1988년부터 1992년까지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2008년에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부교수로 임용되어 한국어 교육 관련 과목을 맡아 학생을 지도했다. 서울에 살면서 한옥 및 오래된 도시 지역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어 종로구 체부동에 작은 한옥을 대수선해 살았다. 그 집을 고치는 과정은 황인범의 저서『작은 한옥 한 채를 짓다』에 기록되어 있다. 2014년에 미국 고향에 돌아가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30년 넘게 한국과 소통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 앤아버에서 바라본 한국의 현황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서 많은 고민끝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저자와 가깝고 아끼는, 어떻게 보면 사랑하는 주제이기에, 이 책은 단지 한국에 대한 책이 아니라, 저자와 한국의 인연 속에서 한국을 포옹하는 태도로 쓴 미래에 대한 고찰인 것이다. 경험과 애정을 바탕으로 고민한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한국의 밝은 미래에 디딤돌이 되길 희망하며 이 책을 출간했다고 밝힌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시민이란 무엇인가?', 제2장 '19세기의 복잡한 사상 지도', 제3장 '좋은 나라를 향한 열망', 제4장 '문화 정체성과 조화', 제5장 '존재를 부정하는 사회', 제6장 '사람의 가치는 얼마인가?'. 제7장 '21세기의 한국인', 제8장 '제3의 나와 한국인', 제9장 '미래 시민의 조건'으로 나뉜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경험한 한국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다. 1980년대와 2000년대의 한국은 많이 달라졌다. 어렴풋이 떠오르긴 하더라도 매일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체감하기에는 힘들 수 있다. 저자는 시간 차이를 두고 한국을 보았기 때문에 두 시절에 대해 직접 본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이고, 그의 진술만으로도 '아, 그 시절엔 그랬구나!' 하는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이 책의 3장에서는 '한국과의 첫 만남'을 이야기하는데, 1982년 8월, 대학 2학년을 마친 때 한국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담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진솔하게 담겨있어서 흥미를 돋운다. 그때의 분위기를 짐작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때 마주친 사람들의 '자발적 친절'은 한국인의 정情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정치에 대한 이야기, 그가 만난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해 본다. 젊었을 때 한국과 깊이 소통했기 때문에 지금도 한국은 매우 친숙한 나라이며, 서울은 고향 앤아버만큼 마음 편한 곳이라고. 5장에는 서울대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1980년대에 보았던 한국과 2008년 한국은 많이 달라졌다. 그 모습을 비교하며 이야기하는데, 이 글을 읽으며 느낀 점이 많다. 예전과 차이가 큰 현실에 슬퍼진다.

 

이 책의 제목 '미래 시민의 조건'은 9장의 제목과 같다. 개인의 경험담 및 민주주의와 관련해 한국 사회를 짚어본 후 9장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허망한 사회 분위기가 갈수록 심해졌다.'는 표현을 보며 현실의 우리 모습을 들여다본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우울한 현실을 직시하며 어떤 미래로 향해 나갈지 생각해본다. 로버트 파우저가 본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으로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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