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치유하는 여행
이호준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를 읽으며 작가의 감수성이 인상 깊게 남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일상 속 사소한 것들도 다 글의 소재가 된다. 그림 그리듯 풀어내는 글,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성이 예사 솜씨가 아니라고 느꼈다. 그렇기에 이 책『나를 치유하는 여행』도 저자의 이름을 믿고 읽어보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치유의 여행에 동참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이호준. 여행작가이자 시인이며, 대학교와 여행작가아카데미에서 여행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10년 넘게 전국을 떠돌았다. 그가 집필한『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2』은 문화관광부 추천 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도서,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었고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글과 사진이 실렸다. 

 

이 책은『문화일보』에 연재된 여행 에세이를 묶어서 펴낸 것이다. 여행지 안내가 아닌,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치유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충실한 안내자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한다. 그 바람이 독자인 나에게도 오롯이 전해진다.

여행을 통한 치유는 자신을 진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진짜의 나'를 볼 수 있으면 이미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처방전도 스스로 써야 합니다. 치유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메스나 약이 필요한 치료와 달리, 한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천천히 걷기만 해도 마음에 새살이 돋습니다. 생각을 내려놓고 기다리면, 상처를 입은 마음자리에 고요와 평온이 고입니다. (들어가는 말 中)

이 책을 펼쳐드니 가보았던 여행지가 먼저 나온다. 충남 부여 무량사와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다. 한참 전의 기억이지만 직접 가보았던 익숙함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 실린 사진과 함께 글을 읽다보니 머릿속에 그곳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일정에 밀려 바쁜 것도 아니고, 동행이 있어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도 아니다. 방 안에서 상상 속의 여행을 하며 치유를 꿈꾼다. 그곳을 천천히 거닐며 치유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포근해진다. 다음에는 꼭 혼자 가서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치유를 위한 나만의 여행지를 간직하게 된다. 마음같아서는 다 가보고 싶지만 실제로 가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럴 때에 이 중 딱 한 곳만 선택한다면 어떤 곳이 될지 마음 속에 담아둔다. 사실 이 책을 보며 알게 된 '띠띠미마을'을 점찍어두었다.

띠띠미마을을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다. 산수유가 알아서 안내해주기 때문이다. 마을 인근은 가로수까지 산수유다. 그러니 봄에는 별 고민 없이 노란꽃만 따라가면 된다. 마을은 세상의 모든 길이 끝나는 곳에 있다. 봉화의 진산이라는 문수산 자락 중에서도 마지막 골짜기다. (174쪽)

그곳의 정보 전달에 이어 감상도 내비친다. '누군가 마을을 노란 물감에 넣었다 꺼내놓은 게 틀림없다.'라는 문장을 보며 그곳에 가면 나도 마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통해 충남 부여 무량사, 전북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길,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등의 장소에 얽힌 이야기와 감상,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잘까'와 같은 짤막한 여행 정보 등을 제공받는다. 또한 이 중에서 고르고 골라 나만의 여행지를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치유를 하는 데에는 여행이 주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면 상처를 치유할 방법 하나 건지게 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사람, 치유 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