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이반 레필라 지음, 정창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한 번 읽어보겠다고 책꽂이에 꽂아놓은지 한참 지난 책이다. 표지의 그림이 주는 음침하고 싸늘한 느낌이 한동안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하게 했다. 그래도 '유럽 유수 언론의 격찬을 받은 에스파냐의 사무엘 베케트, '이반 레필라'의 문제작'이라는 작품 소개에 궁금한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우화처럼 쉽게 읽히면서 잔혹하면서도 리얼한 현실을 담고 있는 강렬한 작품인 이 책『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을 읽으며 강렬한 충격에 사로잡힌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반 레필라. 에스파냐 빌바오 출생 소설가이자 출판사 공동대표, 편집자다. 이 책『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는 두 아이가 사투를 벌이는 무거운 이야기와 거기에 적합한 극적 구성, 거친 문체, 상징과 은유, 시적 언어와, 동시에 문명사회의 풍요와 빈곤의 부조리를 다루는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문제작이다.

 

이 책은 138페이지 정도의 얇은 분량이다. 마음만 먹으면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 "아무래도 불가능해. 하지만 꼭 빠져나가고 말 거야." 이 책의 첫 문장이다. 몸집이 큰 아이인 형과 몸집이 작은 아이인 동생이 어떤 일로 인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른 우물에 갇혀 있는 장면에서 이 소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물을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 흐르고 그들은 더욱 처절해진다.

 

두 형제가 숲 속 외떨어진 마른 우물에 갇혀 버렸다. 물과 식량도, 구조 받을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공간에서 점점 절망에 빠지는 두 형제. 두려움과 배고픔에 지쳐 무기력하게 죽어가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형은 최후의 계획을 세우는데……. 극단의 절망에 놓인 형제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인간의 사투를 그린 잔혹 우화. (책 뒷표지 中)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처음에는 두 형제가 우물에 빠져 사투를 벌이는 일에 집중하며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울하고 음침했다. 다 읽고 나서 '옮긴이의 말'을 보고 나서 나는 한 번 더 읽어보기로 했다. 다시 읽었을 때에 스토리만 따라가며 읽을 때에 미처 읽어내지 못했던 작가의 메시지를 짚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는 독자에게 두 가지 방식의 책읽기를 요구한다. 하나는 이야기 그 자체를 읽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 책에서 다분히 드러나는 작가의 메시지를 염두에 두며 읽는 것이다. (142쪽)

 

소설은 작가 혼자 만의 작품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에 의해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깊이 느끼게 된다. 독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어 의미를 발견하도록 하는 것으로 작품의 가치는 배가된다. 독자는 책을 읽어나가며 자신만이 찾을 수 있는 의미를 발견해낸다. 곳곳에 심어놓은 작가의 메시지, 그 상징 체계를 따라가며 읽는 것이 적극적인 독서로 향하는 길이 된다. 첫 번째 읽을 때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다시 읽으며 건져냈다. 책은 읽는 사람마다, 읽는 시기에 따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던져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한동안 이 책이 주는 강렬한 느낌이 마음속에 남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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