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수리 지음 / 첫눈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니 얼마나 낭만적인가. 때로는 제목만으로 선택한 책에서 만족도가 높을 때가 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중요한 것인가보다. 두근거리며 이끌림이 있는 책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된 적이 많으니,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한 권이 되리라 기대하며 이 책『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펼쳐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고수리. 인터넷 뉴스 영상취재기자, 광고 기획 피디를 거쳐 'KBS 인간극장' 팀에서 방송작가로 일했다. 카카오 브런치에 '그녀의 요일들'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연재해왔다. 뭉클하면서도 따뜻한 그녀의 글은 브런치 구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우리 일상을 보듬는 그녀만의 포근한 시선들을 엮었다. 책을 덮고 나면,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일상에도 드라마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책 날개 中)

 

"할머니, 할아버지, 저 고수리 작가예요. 수리수리마수리 고수리 작가요!"

어르신들은 내 이름을 좋아했다. 아하, 수리수리마수리 고수리 작가! 다음 번 통화에서도 그렇게 나를 기억해 주셨다. (8쪽)

작가의 이름부터 기억에 쏙쏙 들어오도록 하는 글이다. '고작가의 날들'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름부터 일까지 자신에 대해 고백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책을 읽으며 이 책을 쓴 사람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책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놓치지 않고 책 속의 내용에 몰입한다.

 

이 책을 읽으며 평범한 것도 특별하게 담아내는 시선을 느낀다. 우린 미처 잊고 살았지만 삶의 무대에서 누구 하나 주인공이 아닌 사람은 없었다며 우리들의 진솔한 삶을 짚어준다. 그렇게 이 책을 통해 소소한 것을 제대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인간극장 출연자에게 했다는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속에 맴돈다. 

"딱 20일만 일상을 지켜보세요. 우리가 주인공이고, 우리 삶이 다 드라마예요."

 

작가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드는 재주가 있나보다. 글감을 보았을 때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서 금세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참동안 눈길을 잡아 끈다. 허투루 읽어간 글도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읽게 만든다.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자근자근 다져가며 읽게 된다. 뿌듯하기도 하고, 쌔 하기도 하며, 온갖 복잡 미묘한 감정이 솟아난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는 생각처럼 낭만적인 글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번 쯤 생각해 볼 '어두움'에 관한 책이다. 누구에게나 우울하고 어두운 시기가 있으니 말이다. 한 청년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묘하게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탄생시켰다.

어둠 속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고. 다만 잠시만 그곳에 머무르라고. 어둠 속을 걷다보면 어딘가에서 당신을 이끌어 줄 빛을 만날 거라고. 어둠 속이 너무도 희미해 잘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가 있으니까. (217쪽)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눈길을 잡아 끌 소재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상한 포도, 카세트, 머그컵, 양초 등 소소한 것도 의미가 담겨있으니 다시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냥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평범한 일상을 붙잡아 내는 힘을 배운다. 글자가 작아서 한꺼번에 많이 읽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다. 한번에 읽을 책이 아니라 조금씩 음미하며 읽어야 할 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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