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 서영남 에세이
서영남 지음, 이강훈 사진 / 샘터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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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 서영남 에세이다. 민들레 국수집이 어떤 곳인가 했더니 노숙인을 위한 무료 식당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하여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민들레 국수집을 시작한 지 이제 13년째입니다. 처음에는 배고픈 우리 손님들께 국수라도 대접하면 제 마음이 편하려나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살 수 있는 분들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19쪽)

 

이 책의 저자는 서영남. 그의 이력을 보면 남다르다. 1976년 천주교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25년간 수사로 살았다.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녔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형제들과 함께 살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수도복을 벗었다. 환속 후 출소자 공동체 '겨자씨의 집'을 만들어 출소자들과 지냈고, 2003년 4월 1일에는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이 책은 네 장으로 나뉜다. 01 '민들레, 바람타고 온 마을에 활짝 피었네'에서는 민들레 국수집과 노숙자들의 이야기, 민들레 공동체의 사연을 소개한다. 02 '필리핀으로 간 민들레 국수집'에서는 저자가 필리핀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야기, 필리핀 민들레 국수집을 열게 된 사연 및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필리핀에서의 일화를 들려준다. 03 '오직 사랑만이'와 04 '나눌수록 더 커지는 기적'으로 민들레 국수집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민들레 국수집에서는 먼저 줄을 선 사람이 아니라 더 배고프고 약한 사람이 먼저 먹는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먹을 수 있도록 식판을 사용하지 않고, 손님 스스로 음식을 담아서 마음껏 먹도록 한다고. 이곳에서만이라도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가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이 책 속의 진솔한 이야기가 마음을 끌어당긴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삶에 지쳐 희망마저 버렸던 사람들이 사랑을 체험하며 마음이 넉넉해지는 이야기, 민들레 국수집 동물 가족 이야기, 민들레 국수집의 주방 봉사자 등 민들레 공동체의 사연 하나 하나를 눈여겨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마음에 다가온 것은 나눔에 대한 것이었다. 

나눔이란 겉보기에는 시혜나 동정과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한 사람이 가져야 할 정당한 몫을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아기 엄마가 밥그릇을 들고 아기를 쫓아다니면서 밥 한 술 더 먹게 하려고 애를 씁니다. 아기가 한 입 먹어 주면 엄마가 참 좋아합니다. 여기 어디에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차이가 있습니까? 아기 엄마가 아기에게 밥 한 술 더 먹이려고 애쓰는 그런 마음으로 사회복지를 하고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224쪽)

봉사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보며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봉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인가 많이 가진 자만이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자발적인 나눔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이 책을 보며 깨닫는다. 2003년에 가진 것이라곤 300만 원뿐인 상태에서 식탁 하나 놓고 시작된 민들레 국수집이 지금껏 유지되고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하는 것, 제목처럼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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