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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를 파괴하라 -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
이동우.천의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평점 :
하고자 하는 노력만 있으면 어떤 환경이든 상관없을까? 삶의 터전을 바꾸고 직접 경험해보니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노력이어도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렇기에 공간의 중요성을 그 어떤 때보다도 절감하고 있다. 이 책《그리드를 파괴하라》는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미래의 방향을 세워야할 것이다. 혁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대에 꼭 알아두어야 할 비즈니스 전략을 이 책을 통해 배워본다.
이 책은 천의영, 이동우가 공동집필했다. 천의영은 도시건축가로 현 경기대학교 교수. 현재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 기획홍보위원장, 서울시 공공건축가, 경기도 도시계획위원 등 주요도시 건축 현장에서 공공, 산업, 학계의 창의적 연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동우는 저널리스트이자 이동우콘텐츠연구소 소장이다. 현재 SK그룹, 현대모비스 등 기업을 위한 경제경영 도서 리뷰 사이트 '이지큐션북'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제경영 작가 및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기업에서는 위기경영을 위한 공간과 조직문화 전략에 대해 강의를 하고, 사회학에 관심이 많아 개인 공간과 업무 공간, 건축과 기업문화에 대한 혁신을 연구하고 있다.
먼저 '그리드'라는 단어에 대해 짚어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그리드의 뜻과 역사, 그리드가 자본주의에 끼친 영향 등을 기본적으로 알려준다. 그리드가 무엇인지 알아야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드'는 무엇인가? 익숙한 한자어로 말하면 '격자'를 뜻한다. 한마디로 바둑판과 같은 모양, 선과 선이 만나 직각을 이루고 직각 형태들이 모여 방대한 그리드를 형성한다. 지금까지 인류는 피지배 계급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또는 사물이나 현상을 관리하기 위해 그리드 구조를 사용해왔다. 그리드 구조는 기원전 수천 년경 중국에 등장했던 도시에서부터 그리스 로마시대, 가장 최근에는 미국의 전력 시스템으로 알려진 스마트 그리드까지 관리와 통제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26쪽)
지금이 어려운 시대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앞서가는 기업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 그들이 가진 공통점 중 하나는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열린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 기업들은 그동안 관리와 통제의 대명사였던 그리드를 스스로 파괴하고 한 걸음 더 앞서기 위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17쪽)
이 책을 읽으면서 생생한 현장감에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계 곳곳의 기업 탐방을 다니는 듯 하다. 그것도 꼼꼼하고 알차게 설명해주는 가이드와 함께 말이다. 그렇기에 배경지식의 유무에 상관없이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다. 펼쳐지는 이야기에 시선집중하다보면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한 공간을 무한 루프로 만들고 있는 애플, 열린 가변 공간을 추구하는 구글, 몰링형 업무 공간을 만든 페이스북,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밀라노의 텐코르소코모 등 사진과 설명을 통해 보게 되는 이들 공간은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다.
그리드의 역사와 그리드 파괴의 현재 모습을 지켜보며 미래를 예상해본다. 좁게는 기업 경영인들이 적용하며 혁신을 추구할 수 있겠지만, 넓게 보면 그 영역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4장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까지 시야를 넓히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리드 속에는 지배와 피지배라는 인간관계의 이데올로기가 존재하고, 탈그리드에는 수평적 조직과 자유라는 이념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것은 결과적으로 인류가 의도한 것이 맞고,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구조가 등장하는 셈이다. (296쪽)
이 책에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데, 특히 브레인스토밍과 멀티태스킹에 대한 이야기도 짤막하지만 흥미롭게 실었다. '브레인스토킹이 성과를 가져온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를 보면 우리의 창조성에 대한 오해를 직시할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행위 자체만 창조 행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개인들의 노력이라는 점이다. 또한 창조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오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창조는 그렇게 비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었다는 증거가 수없이 많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대신 '집중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할 것이다. 이 책은 멀티태스킹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한다. 연구 결과를 예로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속이 시원한 느낌이다.
"그리드를 파괴하라"는 주제로 실제로 볼 수 있는 다양한 기업 사례를 기반으로 주장을 펼쳐나간다. 메타포적인 의미로서의 그리드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공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어느새 수긍하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 책에 담겨있으니 말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것 자체가 시작이라고 본다. 그리고 아는 것은 변화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공유한 사례들이 변화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그리드를 파괴하고자 고민하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안내서 혹은 마음의 확신을 얻을 수 잇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00쪽)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영과학과 혁신이론이 기업의 미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어왔으며, 당신도 이런 사회에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GAFA의 업무 공간과 상업 공간의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것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이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초대받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생각을 깨부수고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준다. 공간에 대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어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나게 해준 데다가, 막연하고 뻔한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가 가득하다. 게다가 읽는 재미도 있기에, 이 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