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브라운과 함께한 내 인생
찰스 M. 슐츠 지음, 이솔 옮김 / 유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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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가 개봉되었다. 스크린을 통해서 바라보는 스누피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사실 우리에게는『피너츠』라는 제목보다는 '스누피'라는 하얀 강아지가 더 익숙하다. 실패투성이 소년 찰리 브라운과 최고의 친구 스누피의 이야기는 그저 옛날 만화라고만 생각했는데, 1950년 10월 2일에 처음 실린 코믹 스트립부터 찰스 슐츠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인 2000년 2월 13일 일요일에 실린 마지막 코믹 스트립까지 반백년을 이어간 대장정의 작품이었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찰리브라운과 스누피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찰스 슐츠의 인생을 담은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슐츠는 모든 평일판 만화와 일요판 만화를 직접 쓰고 그리고 칠하고 글자를 그려 넣었다. 그런 식으로 슐츠의 작업실에서는 거의 50년 치에 달하는 총 17,897편의 코믹 스트립이 탄생했다. 한 명의 작가가 이룬 양으로 봐도 슐츠의 성취에 비견할 만한 작품은 없다. (12쪽)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작품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고 역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 들려준다.

슐츠의 코믹 스트립은 시각 매체의 유머와 만화 예술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창조적 성취라는 풍요로운 유산에 기대어, 마침내 20세기 후반을 대표하여 독자와 소통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거듭났다. 슐츠는 만화 매체에 현대의 사회적, 심리학적, 철학적인 갈등을 다룰 수 있는 융통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13쪽)

 

이 책을 통해 슐츠의 삶과 일, 예술을 살펴본다. 이 책은 슐츠의 대표적인 산문을 모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그중에는 출판된 원고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슐츠가 직접 쓴 글을 묶었다는 데에 이 책이 더 큰 의미가 있다.『행복은 포근한 강아지』라는 산문집을 80만부 넘게 팔아낸 슐츠의 문장력은 이 책을 읽다보면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저 평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평범한 이야기도 특출나게 느끼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러니까 50년 내내 한 가지에 몰두하여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적당한 때에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주어서 집중하게 만든다. 그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 찰리브라운의 아버지가 이발사라는 점, 스누피의 전신이 된 개 이야기, 학창 시절 몸이 약했던 이야기 등 그냥 어린 시절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가 그린 만화에 밑바탕이 되어 반영되었다. 또한 만화로만 볼 때에는 몰랐지만 이 안에 깔린 상징과 철학적 요소를 엿볼 수 있었다. '나의 일'에서는 찰스 슐츠의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다. 작업실을 어떻게 했는지, 펜 작업은 어떻게 했는지, 줄거리에 대한 생각은 어떠했는지 낱낱이 들려준다. 결국 그의 삶과 일, 예술이 모두 통합되어 찰스 슐츠와 피너츠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화는 결국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고, 만화가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화가가 자신의 매체에 충실히 머무르면서 그것으로부터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자신의 일이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그 만화가는 최악의 날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201쪽)

때로는 그의 유머에 웃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하게 삶에 대한 성찰을 엿본다. 만화가로서의 사명과 그의 의지를 보며 투철한 직업정신을 느끼기도 했고, 삶의 철학을 보게 된다.

 

이 책에서 중간 중간에 코믹 스트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찰스 슐츠와 그의 만화는 떼려야 뗄 수 없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드문드문 읽었던 스누피 만화 정도로만 기억하던 『피너츠』와 만화가 찰스 슐츠에 대해 제대로 짚어보았다. 스누피와 찰리브라운 캐릭터를 아끼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할 것이고,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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