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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간디 - 사랑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 ㅣ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6
류성민.류경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인생교과서'는 위대한 현자 19人의 삶과 철학을 대한민국 각계의 대표 학자들이 풀어낸 총 19권의 시리즈이다.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에서 출발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타자에 대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책임과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지난 삼 년 동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왔다. 바로 인류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현자 19명(부처, 공자, 예수, 무함마드, 호메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장자, 이황, 간디, 데카르트, 니체, 칸트, 헤겔, 미켈란젤로, 베토벤, 톨스토이, 아인슈타인)을 오늘의 시점으로 소환하여 그들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 책은 인류의 위대한 스승 19명에게 묻고 싶은 인생의 질문에 대해 각 계의 대한민국 대표 학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삶에 대한 궁극의 질문과 답 '인생교과서' 시리즈 중 제6권 『인생교과서 간디』이다. 간디에 대해서는 조금씩 들어서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인생교과서 시리즈를 통해 만나보게 되었다. '인생교과서'는 인류가 찾으려 애써온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을, 인류의 현자들이 물었음직한 물음과 그들이 찾아낸 답의 형식을 통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마하트마 간디로 알려진 모한다스 K. 간디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류성민, 류경희 공동저서이다. 모두 신학, 종교, 철학 등의 전문가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책에서 28개의 질문을 통해 간디의 정신을 살펴보고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인생의 참된 좌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책에 인간과 삶의 문제를 포함해 간디가 관심을 기울였던 주요 주제들을 다루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삶과 죽음'에서는 '참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금욕적인 생활은 필요한가?', '두려움 없음은 무엇이며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 다룬다. 2부 '나와 우리'에서는 '나는 누구인가?', '이웃이란 누구인가?', '자녀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람직한 결혼과 부부관계는?', '참교육이란 무엇인가?', '친구는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가?', '동물을 왜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 '생각과 행동'에서는 '바른 직업윤리는 무엇인가?', '효과적인 의사전달은 어떻게 가능한가?', '바람직한 경제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비폭력이란 무엇인가?', '비폭력이 삶의 보편적 원리가 될 수 있을까?', '비폭력투쟁으로서의 단식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살펴보게 되고, 마지막으로 4부 '종교와 철학'에서는 '신이란 무엇인가?', '죄와 용서의 관계는 무엇인가?', '종교란 어떠해야 하는가?', '종교와 정치는 어떤 관계인가?', '왜 생태적 삶이 필요한가?', '간디가 지금 우리나라에 온다면 무슨 말을 할까?', '간디의 진리실험은 성공한 것일까 실패한 것일까?'에 대해 이야기한다.
간디에 대해 알고자 이 책을 읽겠다고 덤벼들었지만, 생각보다 두꺼운 이 책의 첫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인생교과서 자체가 삶과 죽음, 종교와 철학 등 심오한 문제를 다루고 있으니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고 읽기 시작했다. 대부분 한 주제에 대해 저자 모두 글을 썼기 때문에 분량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두려움'에 대한 글이었다. 간디는 '두려움 없음'이 오만과 자만에서 나온 것이 아니란 점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오만이나 공격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만이나 공격성 자체가 두려움의 표시다. 두려움 없음은 침착함과 마음의 평화를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해 신에 대한 살아 있는 신앙을 가질 필요가 있다. (133쪽)
저자는 간디가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실천해나간 강인함의 근원은 무엇보다 신 또는 진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있었다고 말한다. 인생에서 두려워지는 순간을 어떻게 극복할지 어느 정도의 해답을 건네받는 느낌이다. 또한 간디는 세속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함은 신체적 자질이 아니라 정신적 또는 영적 자질이므로 정신을 단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들을 확신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 등으로 '두려움 없음'을 얻는 길로 안내한다.
또한 '왜 생태적 삶이 필요한가?'에 대한 답도 인상적이다. 현 세계 생태와 환경문제의 대안으로 간디주의를 제시한다. 슈리크리슈나 자 교수는 환경문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때인 약 1세기 전에 간디가 이미 환경문제를 예견하고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들을 제시했다고 한다. 간디의 사상과 행동철학에 바탕을 주는 간디주의가 사회, 정치, 경제 문제뿐 아니라 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생태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간디주의가 생태적 문제의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두 가지 관점으로 이 책을 읽었다. 하나는 삶에 대한 궁극의 질문과 답을 통해 간디의 삶과 삶의 자세를 보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간디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해 사색하는 것이었다. 간디의 사상을 통해 삶의 해답을 얻는 것은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잃은 상황에서 이정표같은 역할을 한다. 다양한 주제로 간디를 깊이 바라볼 수 있으며, 또한 간디를 통해 삶의 궁극적인 문답을 깊이 생각해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시리즈의 책을 통해 인생에 대해 사색하다보면 나만의 세계관이 정립되고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