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쇼크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한집에 산다고 가족일까?
EBS 미디어 기획.EBS 가족쇼트 제작팀 지음, 이현주 글 / 윌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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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며 쇼크를 받는다. 내용도 우울하다. 가족의 상실, 소통 부재의 부모와 자녀, 1인 가족, 고독사 등 현대 가족의 어두운 모습이 담겨있다. 읽는 내내 답답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속에서 울컥하고 불쾌한 무언가 치밀어 오른다. '가족'이라고 하면 흔히 생각하는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왜 우리 가족은 그렇지 않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책『가족 쇼크』는 어두운 가족의 모습을 통해 바라본 가족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가족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가족이 남보다 불편하다면, 가족이 인생의 걸림돌이 된다면, 그 가족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가족들은 현재 어떤 모습인가?

EBS 다큐프라임 9부작 대기획 <가족 쇼크>는 이런 물음으로 시작되었다.

이 시대 가족이 처한 다양한 모습을 찾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책날개 中)

지난 2014년 11월부터 12월까지 방영 내내 화제를 모았던 EBS 특별기획 <가족 쇼크>가 이 책의 근간이 되었다. 방송을 직접 접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그 내용을 짐작해본다. 아마 방송을 보았다면 분통이 터졌을지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가족은 하나가 아니다'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 연습, 프랑스 육아 사례 등을 다루고, 2부 '서로를 기억해주는 존재, 가족'에서는 세월호, 말기 질환 등으로 가족의 상실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3부 '혼자도 가족이다'에서는 1인 가구, 고독사, 식구 실험에 관해 읽을 수 있고, 4부 '새로운 가족을 꿈꾸며'에서는 이주 노동자 가족과 키리위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법을 통해 가족 모델을 엿본다.

 

먼저 이 책의 1부는 부모와 아이의 현실을 다룬다. 처음부터 불편한 마음에 자꾸 멈추게 된다. 아이와 부모 모두 소통을 원하지만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이들이 왜 이렇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지, 답답하지만 속터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읽어나갔다. 현실 속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에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가면서도 안타깝기만 하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압박하는 가장 큰 원인은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가 아니라 먼 미래의 실패한 어른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48쪽)

또한 프랑스 가정의 육아법을 함께 소개해주고 있는데 프랑스 부모처럼 생각하는 체크리스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자신의 양육 능력을 신뢰하는가, 아이의 좌절과 실패는 아이의 몫임을 인정하고 있는가, 나의 기대를 아이에게서 충족시키려고 하지 않는가, 만족 지연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고 있는가, 감정 절제를 일관성 있게 교육하고 있는가, 한 번 정한 규칙을 타협하고 있지 않는가 등을 점검하며 육아에 적용하면 유용할 것이다.

 

2부에서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의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던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텔레비전 속보로 나오는 장면을 보며 전원 구조되었다는 오보에 안심했다가 말도 안되는 현실에 좌절했던 세월호 사건. 생판 남이어도 이렇게 먹먹한데, 해당 가족은 오죽할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아이들이 다시 살아온다면 부모들은 무엇을 해주고 싶을까?'라는 글을 보며 한동안 울컥한 기분이 이어졌다.

아이를 잃고서야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것, 그리고 기억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는가? (124쪽)

 

3부에서는 고독사와 1인 가구, 4부에서는 이주 노동자 가족과 가족 모델을 살펴본다.

가족은 가장 친밀한 관계를 지닌 타자다. 그 때문에 예기치 않게 가장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가족의 친밀함은 상대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할 거라는 믿음을 낳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더 큰 실망과 갈등을 낳는다. (193쪽)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은 그런 것이다. 말 안 해도 아는 사이. 내가 좋으면 너도 좋아야만 하는 것. 하지만 그런 사이라는 건 세상에 없다. 그래서 가족은 애정의 근원이면서 폭력의 근원이 된다. 그 안에서는 관계보다 역할이 더 중요하다. 경제적 부양자로서 아버지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답을 요구하고, 아이들은 부모가 지운 부담을 감내하며 부모가 기대한 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는 사이 원망이 쌓여간다. 잘못 만들어진 가족 간의 관계는 외부와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224쪽)

 

이 책은 불편한 책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가족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왔음을 인식하게 해주는 책이다. 가족의 어두운 측면을 보는 것은 좋은 방향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삐그덕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책으로 한 발 디딜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불편한 마음이 생기더라도, 답답한 기분에 우울하더라도, 바닥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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