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어른이 되고 난 이후일 것이다. 특히 요즘들어 출판사마다 번역서의 느낌이 다르기에 다양한 버전의 어린 왕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새움출판사에서 출간된『어린 왕자』를 읽어 보았다. 그동안 접했던 어린왕자의 느낌이 제각각이었던 것은 이 책의 표지와 재질, 번역의 역할도 컸던 것이다. 그렇기에 텍스트는 똑같지만 읽을 때마다 나의 해석은 달라지고 나에게 감동적인 부분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어린 왕자>는 진짜 '어린 왕자'였을까?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이제 생텍쥐페리의 진짜 <어린 왕자>를 만나다!

 

새움 출판사에서는 우리가 만난 <어린 왕자>는 진짜 '어린 왕자' 였을까? 라는 기획 기사를 냈다. 이 기사들을 읽고 나면 <어린 왕자>의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았을 책이지만, 읽을 때마다 그 맛이 다른 책인 만큼 기획 기사를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섭렵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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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앙투안 마리 드 생텍쥐페리. 1943년 미국 Reynal&Hitchcock 출판사에서 영문판과 불문판으로 출간했다. <어린 왕자>는 1946년 프랑스 Gallimard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생텍쥐페리는 1943년에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 연령 제한에도 불구하고 공군 조종사로 활동했으며, 1944년 지중해 상공에서 마지막 정찰 비행 중 실종되었다. 이 책의 번역은 이정서가 맡았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너를 부르마>가 있고, 편저로 <단종애사><마인>이 있다. 옮긴 책으로 <이방인>이 있는데, 기존 번역의 오류를 섬세하게 짚어 보며 작품의 의미를 본래대로 바로잡는 정밀한 번역을 시도했다. 소설가여서인지 소설 번역이 매끈하다는 느낌이었다. 읽어내려가는 데 부드럽게 술술 흘러가는 듯 했다.

 

이 책을 아침마다 낭독하며 읽었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짤막한 시간 동안 책을 붙들고 소리내어 읽곤 한다. 눈으로만 읽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가끔은 책 선정을 잘못해서 소리 내서 읽기 싫어지는 책도 있는데 <어린 왕자>는 믿고 읽는 책이다. 지난 번에도, 더 예전에도 그렇게 읽었는데, 찌릿찌릿한 감동이 온몸을 훑어내리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도 2016년 새해의 아침 시간의 조각을 엮어 감동으로 마무리한다. 이번에는 예전에 읽었던 때와는 또다르게 마음 깊이 새겨진다.

 

어렸을 때에는 책에 그려진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는데, 어른이 된 후에 읽어보니 어른들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치하는 면모를 보였다. 어린 왕자의 인근 별 방문을 통해 왕, 자부심 강한 남자, 술꾼, 사업가, 가로등지기, 지리학자를 만나보았다. 예전에는 극단적인 인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어른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도 내면에 그런 모습들이 있는지, 반성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은데, 무엇보다 그림을 보며 다시 한 번 웃을 수 있었다. 코끼리를 소화시키는 보아뱀, 바오밥나무의 위험성을 알리는 그림, 돌담 위에서 노란뱀과 이야기를 나누는 어린 왕자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 한동안 시선을 고정시켰다.

 

 


 

새움에서 나온 책은 특이하게도 옮긴이의 말이 맨 앞에 있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맨 마지막에 있게 마련인데 그랬으면 정보 제공의 효과가 감소했을 것이다. 어린 왕자의 마지막은 마음을 흔들며 감동의 전율을 느낄 시간을 줘야하기 때문에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좋다. 그렇기에 먼저 옮긴이의 말을 읽으며 정보를 얻고 어떤 부분을 신경쓰며 읽을 것인지 염두에 두게 된다.

 

이제 <어린 왕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당신의 어린 시절 언어를 회복해 볼 수 있길 소원합니다.

2015.12.18 번역을 마친 아침. 이정서

 

예전에는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이번에 읽을 때에는 어린 왕자가 모래에 쓰러지는 장면에서 눈물이 다 났다. 그의 발목 가까이에서 노란 빛이 반짝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진술되었는데, 괜히 노란 뱀 한 마리가 야속해졌다. 인생도 어짜피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겠지만, 스산한 날씨에 바람까지 부니 손놓고 싶지 않은 느낌이 강했던 가보다. 어린 왕자가 진짜 떠나가는 듯 마음이 허전해졌다.

 

이 책에 나오는 명문장은 널리 알려져있지만, 책을 읽으며 접할 때의 감동이 더 크다. 스토리를 다 알고 읽어도 여전히 매력적인 책이고, 올해의 시작을 이 책과 함께 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언제 읽어도 마음을 흔드는 책이고, 언제든 또 읽고 싶은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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