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경제학의 귀환 - 주류경제학자와 비주류경제학자 불평등을 이야기하다
류동민.주상영 지음 / 한길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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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늘 들어왔지만 요즘처럼 체감하게 되는 때도 없는 것 같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개개인의 노력부족으로 모든 것을 돌리니 무한경쟁사회에서 사람들은 번아웃증후군에 시달린다. 열심히 하면 핑크빛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하며 무작정 달리지만 현재는 암울하다. 특히 요즘은 수저계급론이라든지 포기한 게 너무 많아서 N포 세대, 해탈 세대라고까지 불리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 "요즘 애들은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해. 내가 옛날에는......"으로 시작하는 어르신들의 타령을 듣기에 민망해진다.

 

두 경제학자가 뭉쳤다. 이 책은 류동민, 주상영 공동저서이다. 류동민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정치경제학과 경제학설사를 강의하고 있다. 주상영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경제학과에서 화폐이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거시경제학과 화폐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다.

 

서로의 전공영역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불문율을 고수하던 지은이들의 관심사가 수렴되기 시작한 것은 부쩍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처지 그리고 '삼포'니 '오포'니 하는 젊은 세대의 우울한 전망을 깨닫고 함께 고민하면서부터였다. 영세 자영업, 비정규직 노동, 부의 대물림 등에 관해 문제의식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소득분배율이나 임금주도 성장, 이윤율 저하 등의 주제를 얘기하게 되었다. 하나는 조금 왼쪽으로 다른 하나는 조금 오른쪽으로 움직여 중간지점에서 만나면 의외로 많은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중간지점에서 부족하나마 몇 가지 공동연구를 수행할 가능성도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8쪽)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이야기할까? 이 책 『우울한 경제학의 귀환』을 통해 주류경제학자와 비주류경제학자가 불평등을 고민하여 이야기한다니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서문에서 두 경제학자가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친구일 뿐만 아니라 같은 경제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도 전문적인 연구자로서 활동한 지난 20여년 동안, 적어도 이 책을 구상하기 시작할 무렵 이전까지는 그 많은 경제 관련 세미나나 학회에서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고 밝힌다. 이들이 어떤 계기로 함께 연구하기 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 책을 구성해나가는지 서문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지은이들에게도 강렬한 지적 자극을 주어 피케티에서 근대 경제학의 초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오늘의 문제를 짚어보게 된 것이다. 충분히 이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1장과 2장은 류동민, 3장과 4장, 5장은 주상영이 쓴 원고를 서로 돌려읽고 의견을 제시한 뒤 각자 책임지고 수정하여 이 책이 완성되었다.

 

이 책은 다섯 장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1장 '분배에 관한 몇 가지 이론', 2장 '정체 상태', 3장 '성장인가 정체인가', 4장 '피케티의 등장', 5장 '불평등을 넘어'이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경제학자라면 주류든 비주류든 모두 합해 '경제학자'라고만 알고 있던 나에게 세세하게 짚어주는 경제 이론과 경제학자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공식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낯설었지만 이내 적응하며 읽어나가다보니 경제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눈 밝은 독자라면 두 지은이의 관점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이야기한다. 경제라는 것이 절대진리가 아닌 이상, 이 책으로 알게 되는 경제 이야기가 오히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서 좋았다. 관련 전공자들에게는 이 책이 경제학의 역사를 훑어보고 경제학을 쉽게 접하며 토론을 벌일 소재가 되기에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반인들에게도 치우치지 않은 경제학을 접할 기회를 주기에 추천한다. 경제라는 단어만 들어도 경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읽지 말 것을 권한다. 하지만 우울한 경제학이 암울하지만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단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꼭 읽어보고 함께 생각해보아야할 점이라는 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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