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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 당신과 문장 사이를 여행할 때
최갑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껏『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당신에게, 여행』을 통해 최갑수 저자의 글을 만나보았다. 그의 책은 일단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 사진을 이토록 맛깔나게 찍을 수 있다니. 부러운 능력이다. 하지만 책에 있어서는 글보다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을 다 보고 나서야 글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과 함께 사진을 보며 놓친 부분을 다시 잡아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번에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라는 책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기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온통 하얗다. 계절 분위기에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행일도 12월. 표지도 하얀 눈이 덮인 듯한 모습이다. 추운 겨울에는 방 안에서 상상 속의 여행을 하는 것이 제격이다. 함박눈이 내리던 겨울 날, 이 책을 읽은 시간을 한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마음속 여행에 초대받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을 접한 느낌은 '신선하다'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이기에 이미지 변신을 하는 느낌이었다. 사색의 세계에 끌어들여 여행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진지하게 고민해보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의 사유 속으로 들어가본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눈길을 끈 문장,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는 것'을 마음에 담아본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는 것
저는 뭔가를 깊이 생각해서 쓰고, 그리고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대충한다'고 바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대충 한 게 더 나은 사람도 있답니다. 저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으려나요. 대충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안자이 미즈마루, 『안자이 미즈마루: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당신과 문장 사이를 여행할 때
그 부제와 어울리는 책이다.

커피는 식어가고 봄날은 간다
우리는 늙어가고 여행은 점점 힘들어진다.
자판을 꾹꾹 눌러 문장을 만든다.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 따위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회사원에서 프로레슬러로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그런 순간은 결코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반성하자. 비관하지 말고. 오늘은 반성하기 좋은 날씨고 이곳은 반성하기 좋은 위치다. (281쪽)
읽다보면 문득 멈춰지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서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역시 그의 글에는 시각적인 효과가 감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주니 그것이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점을 활용하여 독자를 이끌어간다. 감성을 자극하며 골똘히 젖어들게 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지금껏 저자의 책을 통해 세상을 여행했다면 이번에는 작가들의 말을 통해 여행을 깊이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을 할 때 가지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지 않을 때에 방안에서 마음속 여행을 하는 데에도 제격이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 말고 여행에 대해서 큰 틀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또한 여행의 일부분이기에 공감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