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의심한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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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에세이를 만났다. '일상','환상','음악' 이라는 세 가지 각기 다른 주제의 이야기들을 과거와 현재, 현실과 꿈을 오가며 풀어냈다. 처음에는 이 책을 읽으며 왜 제목을 '나를, 의심한다'로 지었을까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읽다보니 알겠다. '이래서 제목이 그런거구나!'

 

이 책의 저자는 강세형.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사실과 거짓, 진실과 환상, 현실과 꿈, 그 사이를 넘나드는 삶에 관한 새로운 형식의 에세이 두 권의 책을 연달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으며 6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이 책으로 강세형 작가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림도 없고 글씨만 가득하니 처음에는 프롤로그만 읽은 후 '나중에 시간되면 읽어야지.'하는 마음으로 뒤로 미루게 되었다. 바쁜 일을 마치고 나서 다시 이 책을 꺼내들어 읽기 시작했다. 사람으로 치자면 한 눈에 운명처럼 이끌리는 것은 아니다. 첫 눈에 끌리지는 않지만 만날수록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같다. '이런 면이 있었나?' 끊임없이 놀라면서 말이다.

 

솔직히 나에게는 '나를, 의심한다' 라는 프롤로그 글이 마이너스였다. 이 글을 없애거나 뒤로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래서 뒤의 글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부분만 읽다가 읽기를 멈출수도 있었기에 아쉬운 마음에 솔직고백을 하는 것이다. 제발 앞부분만 읽고 멈추지 말기를……. 나같은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이 책에는 파란글과 검정글이 있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내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기억들과 수많은 말들과 수많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펼쳐 놓곤 한참을 바라보다 이런 생각을 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15쪽)

파란글은 현실일까 의심하고, 검정글은 상상일까 의심해보며 읽는다. 사실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지난 시절도 확실한 것은 없는데다가, 백퍼센트 리얼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구분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오히려 작가가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독자가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런 부분은 아닌지, 상상하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 내게는 중요한 일이 되었다. 행간에 숨어있는 뜻을 찾아 읽는 것이 나름의 묘미였다.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어느 부분에서는 내 속내를 들킨 듯이 내 마음이 보이기도 하고, 읽어나갈수록 점점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아진다. 섬세한 필치로 끌고나가는 감성에 부러움이 가득해진다. 대화를 하게 되는 책이다. 혼잣말을 던지게 된다고 할까.

 

이 책과 친구가 되는 기간은 3회 이상이 걸렸다. 첫 번째는 낯설었고, 두 번째는 간격이 조금 좁혀졌으며, 세 번째는 '나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라며 글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한 번에 훅 내 맘속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나중에는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 작가의 섬세한 감성과 그녀의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 베스트셀러에 오른 두 권의 책을 본 사람들은 이 책 또한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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