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시스 - 건강과 질병의 블랙박스
이덕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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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는 생소한 느낌의 책이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표지 밑에 있는 문장을 읽어보면 살짝 마음이 바뀌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화학물질 투성이다. 허용 기준치 아래에 있다고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고, 누구든지 노출되어 있는 허용 기준치 아래의 화학물질에서 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실을 바라보아야겠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알고 싶었고 알아야 했기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허용 기준치 아래의 아주 낮은 농도를 가진 수많은 화학물질들에 대한 만성적인 노출, 특히 우리 몸에서 축적되는 성질을 가진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화학 물질들에 대한 노출이 어떻게 만성 질병 발생과 깊숙이 연관이 되어 있는지, 왜 첨단을 달린다는 현재의 과학은 여태껏 이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었던 건지, 이것이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이유라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우리를 둘러싼 많은 건강관련 이슈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5-6쪽)

 

이 책의 저자는 이덕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있다. 20세기를 통하여 성장과 발전의 이름으로 사람들이 개발하여 사용하였던 수많은 화학물질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논픽션으로 담아내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을 하게 된다. '읽어나가면서'라고 표현한 것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에는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의 일방적인 시선이 아니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었기에 읽어보았고, 저자의 연구 과정을 살펴보게 되었다. 연구의 결과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 그 연구를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으며, 연구 과정에서 어떤 점들을 생각하고 반영했는지, 이 책을 읽으며 파악해본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우울과 상심의 나날을 보내기도 하면서 계속 연구를 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렇게 책을 펴낸 것도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화학물질의 관점에서 호메시스가 의미하는 바를 요약하면 아주 높은 농도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히 해롭지만 독성을 일으킬 정도가 아닌 낮은 수준에서 노출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겁니다. 보통 독성화학물질에는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호메시스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노출되지 않는 것보다 어느 정도 노출되는 것이 더 건강에 좋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죠. (88쪽)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다가 점점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저자도 마찬가지로 호메시스에 대하여 대단한 거부감을 가졌던 연구자들 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메시스가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연구결과들이 자꾸 관찰되고, 호메시스 기전을 대입해보면 훌륭하게 앞뒤가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버티다가 결국에는 호메시스를 인정하게 되었고 두 차례 논문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1, 2부를 읽으며 다소 낯설고 의문 투성이인 호메시스에 대한 저자의 연구 계기와 연구 과정, 그에 따른 생각을 들여다보며 큰 틀에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면, 본격적으로 3부에서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보게 되는 것과 나름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짚어준다. 유전자조작식품을 어떻게 볼 것인지, MSG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각각의 글에는 참고문헌이 있으니 근거가 된다. 이미 연구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연구가 진행되어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탐험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본다. 재미있게 빠져들게 되는 책이다. 저자의 시선으로 생각을 따라가면 신세계를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는 그 다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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