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열차분야지도 - 조선의 밤하늘을 새기다 맛있는 책읽기 36
김재성 지음, 유해린 그림 / 파란정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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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별자리에 관심을 갖고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있었다. 먼저 익숙한 서양 별자리에 대해 알고 보니 동양의 별자리가 궁금해졌고, 그 와중에 조선시대에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사람들이 이미 정리해놓은 하늘의 운행원리를 파악해보고자 조선시대의 별자리 지도를 담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보고 싶었는데, 아동도서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어른들을 위한 책은 난해하더라도 초등학생들을 위한 책으로 나왔다니 쉽고 재미나게 표현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이 책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재성. 동화를 쓰는 치과의사 선생님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어린이 동화를 비롯 어른들을 위한 장편 추리소설도 여러 권 출간했다. 2014년 제9회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 2015년 푸른 문학상을 받았다.

 

서주(현재의 서산)에서 가장 멀리 보는 아이 샛별이에게는 개밥바라기라는 별명이 있다. 왜구가 나타난다고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사람들은 바다에 배 한 척도 안 떴다며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은 개밥바라기가 말썽은 부려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며 속는 셈치고 아이들이라도 암자로 피신시키자고 한다. 하지만 왜구가 쳐들어왔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개밥바라기에게 망루를 만들어주었고, 그곳에서 개밥바라기는 왜구의 침입을 감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바다에 모여든 물고기떼도 찾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 한 분이 찾아왔다. "저 높이 하늘에 국자같이 생긴 별자리가 보이느냐? 저 별자리에 몇 개의 별이 있느냐?" 여덟 개가 보인다고 대답하니 마을 사람들은 비웃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양 아비라 자칭하는 장 씨 아저씨에게 고깃배까지 한 척 주고 마을을 위해 염전을 만들어준다고 약속하며 개밥바라기를 데리고 가기로 한다. 또한 이름도 새로 지어준다. "개밥바라기란 이름부터 바꿔야겠구나. 누구보다 멀리 볼 수 있으니 새벽에 뜨는 금성이라는 뜻으로 샛별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이제껏 여기저기서 지청구만 듣던 샛별이가 류방택 할아버지와 조선의 별자리 지도를 만드는 모습이 차근차근 펼쳐진다. 별에 대해 공부하고 기본적으로 학문에 정진하며 실력을 쌓아서 관직에 나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음모에 휘말려 샛별이와 류방택 할아버지가 곤경에 빠지는데......과연 이들은 잘 극복해낼 수 있을까?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한다는 결말을 알고 읽는 데도, 아슬아슬한 모험담을 읽는 듯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천상열차분야지도? 할아버지, 이게 무슨 뜻인가요?"

"하늘의 별을 그 순서에 따라 열거하고, 분야별로 정리한 지도란 뜻이다."

"정말 멋있는 이름이에요. 우리가 이 별자리 지도를 만들었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156쪽)

조선만의 별자리 지도로 백성들에게 올바른 시간과 절기를 알려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대신들은 천상열차분야지도의 탁본을 집에 걸어 두는 것을 큰 영광으로 여겼는데, 조선의 밤하늘을 대청마루에 걸어 두는 것은 우주의 섭리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스스로 별자리 지도 만드는 데에 참여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샛별이를 보며 자신도 이미 그런 의문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만원짜리 지폐를 보면 뒷면에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새삼 달리 보인다. 이미 누구나 갖고 있고 알고 있는 곳에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탄생 과정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바라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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