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 - 착한사람들을 위한 처방전
후쿠다 가즈야 지음, 박현미 옮김 / MY(흐름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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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이라는 표지의 글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말은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다. 나의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속은 시원해도 뒷끝이 개운하지 않아서 며칠동안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무조건 사람들의 의견을 따랐을 경우에는 '그때 이야기할 걸.'이라는 생각에 마찬가지로 개운치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대화에 대해 생각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보기로 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후쿠다 가즈야. 게이오대학 환경정보학부 교수인데 자신은 학자가 아닌 문필가라고 말한다.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보수언론인이자 문예평론가로 정치, 사회, 음악, 인생론, 실용서 등 폭넓은 분야에서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책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을 통해 어른들의 대화에 관하여 촌철살인의 비법을 전달해주고 있다.

 

프롤로그를 읽다보니 기본부터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대화의 기술에 관해 읽거나 들었던 것들을 싹다 원점으로 돌리고, 내가 왜 그런 책을 읽으려고 했었던건지 먼저 짚어보게 된다. 저자는 '타인을 상대하는 나 자신을,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나 자신의 생각과 스타일에 대해 사색해 보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9쪽)'라고 말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해봐야할 문제를 지금껏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집중한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나 자신의 생각과 스타일에 대해 먼저 사색해봐야겠다고 주제 설정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직설적으로 심장을 내리꽂는 대범함을 보인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다가 당혹스러움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내가 바로 저자가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사귀고 싶지도 않은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좋고 긴장감 없는 관계야말로 최고의 인간관계라고 말하는 순진무구한 사람' 부류에 속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초반부터 불편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된다면 읽기를 멈추었을 텐데, 의견을 피력하는 데에 거침이 없고 그의 말에 공감하게 되니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부터 기본 개념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말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거나, 서로 친해지거나, 서로를 위로해 주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싸움을 위한 무기이고 싸우든 사랑하든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는 칼날입니다. (38쪽)

 

순진무구하고 단순한 인생을 동물들의 본능처럼 여긴다는 것이 처음에는 듣기 불편했지만 계속 강조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지된다. 인간 세계는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우며 그것이 인간 세계를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스타일을 정립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그에 관해 사색하게 된 점만으로도 큰 소득이 있었다. 진정한 대화의 고수는 남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는 점을 떠올려볼 때, 그동안 책으로 대화를 배우려고 했던 것은 하수의 방법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유머를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기계적인 예의에 대한 생각 등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화를 잘하려면 부단히 갈고 닦으며 긴장하고 고민해야하는데, 그동안 한 권의 책으로 쉽게 습득하려고 했다는 점도 반성하게 된다. 아무리 고수의 반열에 오르더라도 사람 관계에서 긴장감이 없는 편안함만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촌철살인의 시원스러움과 기본을 생각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책이다. 흔히 말하는 '착한' 것이 관점에 따라서는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본다. 얇은 책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분으로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의 대화법을 들여다보고 고뇌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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