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아잔 브라흐마의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를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의 출간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잔 브라흐마는 어려운 이야기도 쉽고 편안하게 해서 다음 책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의 글은 장벽 없이 마음에 와닿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책으로 마음 공부를 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아잔 브라흐마는 런던의 노동자 계층 집안에서 태어난 영국청년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1년동안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태국 방콕으로 와서 스스로 삭발하고 승려가 되었다. 하루는 친구가 아잔 차의 명성을 듣고 왓농파퐁에 가서 3일만 지내보자고 해서 태국 북동부의 밀림으로 갔는데, 9년을 아잔 차와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그는 아잔 차로부터 아잔 브라흐마(정식 이름은 아잔 브라흐마밤소 마하테라)라는 이름을 받았고, 지금은 아잔 차의 제자들 중 가장 뛰어난 수행자로 꼽히고 있다.

 

이 책을 엮은이는 각산. 세계명상수행승이며, 아잔 브라흐마의 한국 제자로서 세계명상힐링캠프 주최자다.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불교학을 배운 후 미얀마 명상 고승 파욱 사야도와 아잔 브라흐마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현재 아잔브람 한국명상센터원장과 참불선원장을 맡고 있다.

 

파란 눈의 명상 스님 아잔 브라흐마의 책 제목은 독특하다.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성난 물소 놓아주기』이번에는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이다. 원숭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이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다.

명상에서 '원숭이 마음'이란 원숭이가 숲 속에 살면서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건너 뛰어다니는 것처럼, 이 일에서 저 일로 한시도 쉬지 않고 건너 뛰어 다니는 분주한 마음을 일컫는 은유였다. 고요히 멈춰야 하는 나쁜 마음이었다. (77쪽)

내 마음이 시끄러운 원숭이라고 생각을 하니, 분주하게 움직이며 시끄럽게 떠드는 마음이 보인다. 가만히 그 마음의 움직임을 바라보기도 하고, 고요하게 머무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 책은 108가지의 에피소드가 일곱 가지 테마를 이루면서 소개되고 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문득 깨달음을 얻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엄숙하고 무겁지 않고 감동과 유머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손쉽게 읽어나갈 수 있고, 누구나 손에 들었을 때 나름대로의 마음을 적시는 에피소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읽으면서 까르르 웃기도 하고 마음을 툭 치고 지나가는 느낌도 든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순차적으로 희로애락, 음미, 정진, 연민, 무아, 내려놓음, 지혜의 일곱 가지 과정을 통해 뿔난 원숭이처럼 분주한 현대인의 마음을 고요하게 잠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엮은이의 말 中)

 

처음 책장을 펼칠 때에는 그래도 진지한 마음으로 경건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저절로 인위적인 무게가 빠져 나간다. 엄숙하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경직된 상태에서 자연스러움으로 흘러간다. 에피소드의 강약이 조절되어 있어 인위적인 힘은 빠져 나가고 고요히 마음 속을 들여다보며 시끄러운 원숭이를 잠재우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짤막한 이야기에서 행간을 읽어나가고 교훈을 건져내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무더운 여름날에 더욱 떠들며 기승을 부리는 내 안의 시끄러운 원숭이를 조용히 시킨듯한 느낌이다. 편안하게 읽으며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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