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을 설계한 사람들 - 제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영웅들의 이야기
폴 케네디 지음, 김규태.박리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제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영웅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생각에 펼쳐든 이 책은 두께가 상당해서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페이지를 펼쳐들며 계속 읽어보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에서 발췌한 짤막한 글 때문이었다. 학교 교육을 받을 때에 얼핏 그런 생각이 들다 말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충분히 의문을 가지고 파고들며 생각해볼만한 일들을 이제야 이 책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을 통해 제대로 살펴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알렉산더가 인도를 정복했다.

오로지 혼자서 해낸 것일까?

 

카이사르가 갈리아를 무찔렀다.

그의 곁에는 요리사가 한 명도 없었을까?

 

-수많은 역사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것들이 주로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내용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된 독일의 젊은 노동자를 상상하며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35년에 쓴 시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에서 발췌

 

이 책의 저자는 역사학자 폴 케네디이다. 일단 이 책의 접근법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는 연합군의 지휘관이나 전장을 누빈 병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고, 전쟁 중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찾아낸 문제해결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다섯 개 장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중반으로 접어든 중요한 시기에 민간 및 군사 차원에서 개인과 단체가 각각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승리를 안겨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디데이에 지뢰와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는 해안을 평평하게 만드는 '이상한 탱크'를 개발한 퍼시 호바트 소장, 멀린 엔진을 머스탱에 장착한 로니 하커 공군 대위, '도둑 공격 전술'로 U보트를 격침할 방법을 연구한 호송선단 함장 조니 워커 대령 등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제1장 ''이리떼' U보트를 막아라',제2장 '제공권 장악으로 판을 뒤집다', 제3장 '천년제국의 오만함을 무너뜨리다', 제4장 '양서류에게서 배운 노르망디 상륙전', 제5장 '머나먼 땅을 향해 더 높이 날아오르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맺는말'로 구성된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중에 1944년 6월 노르망디 대침공 때까지 펼쳐졌던 상륙전의 발전상을 다룬 제4장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어보았다.

 

관련 지식이 있으면 좀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다보니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나의 지식이 지극히 미미하고, 그러다보니 이 책이 너무도 상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의 노력과 접근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역사는 어떤 의미로든 현재의 우리에게도 의미를 던져줄 때 재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독특하고 유사한 다섯 가지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다른 분야와 다른 규율, 다른 훌륭한 주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중략)...나아가 오늘날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똑똑한 중간급 관리자나 경영 컨설턴트, 혹은 독서의 폭이 넓은 경영자들도 이러한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491쪽)

 

아무리 천재적이고 에너지가 넘쳐도 총책임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협력 체계와 격려의 문화, 효율적인 피드백,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능력, 임무를 완수하는 능력 등이 있어야 하고, 이 모든 것이 적보다 나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을 새겨듣게 된다. 우리의 삶이 전쟁터이고, 어떤 방식을 적용할지 과거의 역사에서 더듬어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서두에 인용된 브레히트의 시에 나오는 의문에 함께 고민하게 되고, 이 책의 접근법에 수긍하게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번쯤 읽어보고 생각에 잠길 만한 책이라 여겨진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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