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 《목욕의 신》ㆍ《삼봉이발소》 등 인기 웹툰 작가 하일권의 첫 그림책
하일권 글.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다보면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이 된다. 이들의 행동을 보며 웃음이 많아지고 에피소드가 쌓여갈수록 기억할 만한 추억이 늘어난다. 항상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고 기쁨과 슬픔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고양이를 기르는 것을 주저하기도 한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함께 공존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만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힘들고 항상 돌보기 힘들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이렇게 동화책을 통해 동심을 건드려주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표지 그림을 보면 고양이 두 마리가 대치 중이다. 노란 고양이는 이빨까지 드러내며 성을 내고 있고, 검정색 얼룩 고양이는 시무룩하다. 혼나고 있는 것일까, 싸우고 있는 것일까. 이들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했다. 제목이『앙숙』인 것을 보니 둘 사이는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일까. "음냐오오오옹! 냐오오오옹!","안 돼! 여긴 내 화장실이야!", "엄마가 제일 아끼는 꽃무늬 접시라고!","어디 한 번 두고 보자!" 이런 말들을 내뱉으며 으르렁대고 있는 표지 그림을 보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하일권. 웹툰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인기 웹툰《삼봉이발소》,《목욕의 신》,《3단합체 김창남》,《안나라수마나라》등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동화책《한강의 인어왕자 뽀뚜》와 그림책《질투 애벌레》가 있다. 이 책은 유아용 창작 그림책인데,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고양이의 표정과 행동을 잘 그려냈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복실복실한 고양이의 질감이 느껴진다.

 

이 책에는 고양이 '데레'와 '천사'가 등장한다. 데레는 노란색 줄무늬 고양이인데, 엄마,아빠와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데레는 밥도 먹고 기지개도 켜고 뒹굴뒹굴 운동도 하며 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엄마,아빠는 아침에 나가서 밤에 돌아오시는데, 데레는 엄마 다리에 머리를 비비며 좋아한다. 그런데 처음보는 고양이가 엄마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 고양이의 이름은 '천사'. 그렇게 그들은 함께 살게 되었다. 혼자만 있던 공간에 다른 고양이가 들어오니 데레의 마음이 불편하다. 말썽꾸러기 '천사'의 행동을 보며 데레는 속상했다. 밥도 데레보다 훨씬 많이 먹고, 실수투성이인데 엄마,아빠는 집안이 어질러진 것을 보고 데레만 혼낸다. 그들은 화해할 수 있을까. 

 

고양이의 다양한 표정과 심리 상태를 바라보면서 그림을 보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르게 된다.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첫째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하면 될까?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한 고양이 데레는 잘 해주려고 하다가도 욱하고 치밀어오르고, 고양이 천사의 행동이 이래저래 마음에 들지 않는데......이들은 끝까지 앙숙으로 남을 것인지, 어떤 계기로 화해하게 될 것인지.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뒷이야기가 궁금하여 계속 읽어나가게 된다.

 

인기 웹툰 작가 하일권의 첫 그림책으로 성공적이라고 느껴진다. 작가의 그림책이 또 나오면 보고 싶다. 고양이를 그리면서 상세하게 묘사한 것은 아니더라도 고양이의 질감이 느껴지고, 고양이를 직접 오래 관찰하거나 키우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그림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일권 작가의 다음 책이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