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긍정의 덫 - 실현가능한 목표에 집중하는 힘
가브리엘 외팅겐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삶의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남인도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때 가지고 간 책이 『시크릿』이었다. 우주가 나에게 좋은 것만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에 들떴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다시 일상속으로 들어오자 모든 것이 제자리였다. 나는 또다시 좌절했고, 내 뜻대로 안되는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긍정의 힘에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긍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한 쪽에서는 긍정의 힘을 이야기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무조건적인 긍정에 배신당한 이야기를 한다. 여전히 나는 기분에 따라 긍정의 힘에 휩쓸리기도 했다가 시니컬한 표정으로 외면하기도 한다. 원래 인생이란 그렇게 왔다갔다 갈피를 못잡는 것일테지만, 너도나도 긍정의 힘을 이야기할 때에는 처음에는 휩쓸리다가 결국에는 왠지 모를 피로감에 사로잡혔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꿈만 꾸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 원하는 것을 얻어라!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긍정이든 긍정의 배신이든 별로 색다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책은 아무 때나 나에게 의미를 던져주는 것은 아닌가보다. 문득 손에 쥐어든 이 책이 어쩌면 내 생각을 정리할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더이상 막연히 꿈만 꾸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궁금했다. 꿈을 현실로 만들 방법을 찾고자 이 책 『무한긍정의 덫』을 읽어보게 되었다. 몇 장 읽다보니 단숨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무한긍정의 덫』은 사람의 소원과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다룬 책이다. 이 책은 동기학 분야에서 20년동안 수행해온 연구 결과를 밑바탕으로, 하나의 놀라운 주제를 제시한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귀중한 소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실제로는 그 실현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11쪽_서문 中)

 

이 책의 저자는 가브리엘 외팅겐. 뉴욕 대학교와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이다. 이 책은 저자와 동료들이 지난 20년 동안 발표한 논문과 단행본들에서 많은 부분 인용했고, 이 책에 인용된 논문들을 일일이 예시했다는 점에서 일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눈길을 끌었다. 무조건 열심히 살라는 것이나,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에는 이미 질릴대로 질린 상태이니, 이 책에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꿈만 꾸는 것은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과학적인 연구 조사로 증명했고, 꿈과 장애물을 병치시키는 심리적 대조가 유익하다는 것을 일러준다. 저자는 심리적 대조에 바탕을 둔 4단계 절차인 우프(WOOP)를 제시하는데, 소원(Wish), 결과(Outcome), 장애물(Obstacle), 계획(Pla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우프는 먼저 간절히 소원하는 것을 정한 후, 그 결과를 떠올리고, 장애물이 뭔지 생각한 다음, 그것을 극복하는 계획을 세운다는 뜻이다. (14쪽)

 

꿈만 꾸면 뭔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맹신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꿈을 아예 내다버리는 것도 잘못이다. (71쪽)

앉아서 꿈을 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행동을 해야만 하고 인생에서 복권을 사기 위해 희생을 치러야 한다. 우리가 꾸는 꿈은 실현 가능한 것이지만, 결국 몰입과 행동이 수반되는 도전을 해야 한다. (96쪽)

 

이 책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나를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 지금껏 긍정을 토로하는 책을 읽으며 마음속에 께름칙하게 남아있던 의문이 무엇인지 나 자신은 몰랐지만, 저자는 그것을 간파했고, 다양한 실험과 논문을 통해 눈앞에 펼쳐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아, 그런 거였구나.' 깨닫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우프는 실천해보기도 쉬워서 꿈을 현명하게 추구하고 실현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우리 모두를 위해 썼다고 이야기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동기 유발을 필요로 하며, 그래야 현지의 궤도에 그대로 머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동기유발을 하고, 현실과 연결시켜 긍정적으로 실행하고, 인생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힘을 얻게 된다면 긍정의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프는 우리가 평생 살아가면서 함께 할 동반자이다. 이 책을 통해 이제 막 긍정적 사고방식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저자가 책의 마지막에 남긴 중요한 질문 두 가지를 수시로 던지며 꿈과 현실을 넘나들어야겠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소원은 무엇인가? 무엇이 그 소원의 성취를 가로막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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