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요리 - 나와 당신이 행복해지는 시간
샘 킴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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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보다보면 샘 킴 셰프를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냉장고를 부탁해>는 빼놓지 않고 보게 되는데, 사뭇 진지해보이는 표정으로 요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그 요리를 직접 맛보고 싶어진다. 15분만에 완성되는 그의 요리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 짐작된다. 직접 먹어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샘 킴 셰프의 책 『이 맛에 요리』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다. 그동안 배고픔을 달래는 수단으로 시간을 아끼는 것만이 요리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작은 파장을 일으키며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는 샘 킴. 요리가 삶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 셰프다. 드라마 <파스타>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샘 킴 셰프는 요리에만 능력자가 아니라 책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우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따뜻한 무언가가 뭉클하며 감동스런 느낌이 들었다. 주방에서는 되도록 짧은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뒤바꿔 나만의 레시피를 작성해놓고 요리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요리하는 그날까지' 요리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것. 그것이 요리사인 내 삶의 목적이다. (7쪽)

샘 킴 셰프는 이야기한다. 요리는 분명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주변 사람들의 행복지수도 덩달아 올라가고, 더 나아가 차츰 그 사람의 인생까지 바뀌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책을 읽는 초반부터 요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게 된다. 행복의 첫걸음으로 내 발걸음에 맞춰 조금씩 축적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이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 남자들을 요리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에피소드에는 '매일 라면만 먹는 당신에게','나만의 레시피 노트', '더 근사하게, 때론 폼 나게' 등 요리 근처에 갈까말까 한 남자들의 변화를 담았다. 혼자 먹기에 편리한 라면이지만 샘킴이 알려주는 간단한 응용만으로도 태국의 쌀국수 같은 라면을 맛볼 수 있다. "좀 제대로 된 요리를 해 먹으려면 집에 있는 재료로는 턱도 없고, 이름도 생소한 재료들은 어디서 사야할지도 모르겠어."라는 말에는 치약이 없어서 양치질을 못하겠다는 사람같이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댄다며 방법을 알려준다. 세상 모든 일이 관심의 문제일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재료가 없어서 요리를 못한다는 것은 요리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에피소드에서도 사람들의 행복한 시간이 물씬 풍긴다. 요리에는 전혀 관심 없던 남자들이 요리를 한다면 웃음이 많아진 아내를 볼 수 있고, 그 행복했던 기억은 평생 가게 될 것이다. 어설프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고, 맛이 없다고 해도 행복한 느낌은 오래 갈 것이다. 다양한 이들의 에피소드를 보며 행복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면 요리하는 내내 그를 생각하게 되고, 맛있는 요리를 함께 먹으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 시간이 쌓이면 공유할 수 있는 추억들이 쌓인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콕 와서 박힌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나만의 레시피를 적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를 잘 하지도 않고 절대미각도 아니기에 나만의 레시피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무슨 대단한 조리법이라고, 한 번 해먹었던 것인데 바로 잊기야 하겠어? 난 안 보고도 얼추 비슷하게 만들 자신 있어."라고 한다면 한 번쯤 심각하게 요리사가 될 미래를 계획해보길 바란다고 샘킴 셰프는 이야기한다. 그러면 요리에 상당한 재능이 있는 거라고. 그런데 요리에 재능도 없는 내가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닐까. 사람의 기억력은 크게 신뢰할 만한 것이 못된다니 자신만의 레시피를 노트에 차곡차곡 적어놓고 추억을 꺼내 요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요리를 상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의미 있었다. 요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주관적이다. 분위기에 취하고 정성에 녹아내리면 맛있지 않은 음식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사람 사는 맛, 행복해지는 시간을 엿보게 된다. 사람들의 삶의 소리가 맛있는 음식으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안 먹어도 배부른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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