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비밀 - 75년에 걸친 하버드 대학교 인생관찰보고서
조지 베일런트 지음, 최원석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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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행복에 대한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수치화시키기 힘들다.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그동안 그저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감정을 우선적으로 했다. 예전부터 인간은 행복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이런 연구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는 것을 보아도 그 관심을 알 수 있다. 엄청난 통계 자료와 75년 간의 추적 조사는 행복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열정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1938년에 시작한 성인 발달에 관한 하버드 그랜트 연구는 200명이 넘는 대상자를 선정하여, 대학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어떻게 유지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성인 발달 연구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전 생애를 알고자 하는 거대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대상자들이 구십대에 이를 때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를 통해 은퇴 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고 있다. 저자의 이름으로 조지 베일런트가 올라와 있지만, 이 책은 많은 학자들이 70년 동안 이어온 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다섯 가지라고 밝힌다.

첫째,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는 독보적이고 전례가 없는 인간 성장에 관한 매우 중요한 연구이다.

둘째, 그랜트 연구는 4세대에 걸친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로, 각 세대마다 서로 다른 접근 방법이 통합되어 있다.

셋째, 이 책은 지난 70년 동안 여러 학회지에 발표된 자료들을 집대성했다는 의미가 있다.

넷째, 그랜트 연구는 시간이 흐르며 등장한 많은 이론과 기술적 변화를 목격하며 그 흐름을 받아들였다.

다섯째, 저자가 기록하려는 사실들이 모두 달라졌어도 우리는 여전히 똑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는 역설 때문이다.

 

이 책을 보니 질의응답표도 구체적이고 점수를 매기게 되어 있는 문답지도 인상적이다. 면담을 통해 자료를 모으로, 이런 방대한 자료를 하나하나 분석하여 행복의 비밀에 접근한 것이다. 행복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고,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살면서 정신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을 따로 구분하기란 힘든 일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삶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이고, 그렇기에 직업, 은퇴생활, 여가, 다른 사람과의 놀이 등의 현상으로 정신 건강의 객관적인 면모를 파악하는 것이다. 행복에 대해 이렇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으로 오래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에 거듭 놀라게 된다.

 

이 책에는 통계 수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가 함께 있어서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막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아닐 수도 있음을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연구된 결과에 의해 직시하게 된다. 가끔은 너무 세세하고 방대하게 집필되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은 1930년대에 시작된 오랜 연구의 결과이다. 당연히 그렇게 방대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었다는 것 자체가 길이 남을 결과물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본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행복이라는 것이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극히 적은 표본으로 진행된 연구이지만, 게다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백인 남성만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과는 다른 면이 많을 것이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행복을 구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 이 책을 의미 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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