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역설 - 슈퍼 달러를 유지하는 세계 최대 적자국의 비밀
정필모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가 어려워졌다. 사람들은 지갑을 닫고 있고,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취업난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다고들 한다. 무엇이 문제이고 돌파구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아도 딱히 잘 모르겠다.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아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보다 큰 그림을 그려주고 큰 틀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달러의 역설』을 보면서 문제를 직시하고 어렴풋이 해답까지 예상해볼 수 있었다.

 

세계 최대 적자국이자 세계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하지만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보다 다른 국가들이 더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달러로 인해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에 어쩔 수 없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현실.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달러의 역설'이다. (책 속에서)

 

세계 최대 적자국이자 채무국인 미국은 위기의 진원지이지만 정작 미국보다는 다른 나라들이 더 많은 피해와 고통을 떠안고 있다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문제를 제기한 것을 보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계 경제는 상식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고 일반인으로서 의문조차 가지지 않고 그러려니 하며 지내고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런 불공정한 일이 자행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이 같은 역설이 가능한 미국 경제의 힘은 세계의 기축통화 '달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KBS 경제 전문 기자 정필모가 30여 년간 취재하고 분석한 경제 해설서이다. 전문가가 아닌 독자도 오늘날 반복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금융 불안과 위기의 원인, 그리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출간한 것이다. 서문에 보면 좀 더 체계적이면서도 대중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목적으로 집필한 보람이 느껴질 책이다. 쉽게 읽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문자를 쓰는 것도 아니다. 읽다보면 세계 경제의 과거와 현재, 문제점, 왜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지 전체적인 큰 그림이 그려진다. 문제 제기를 통해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풍선처럼 부풀었다가 그에 대한 해답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게 된다.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거시적인 시선을 제공받는 느낌이다. 시야가 확 트이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국제 금융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는 시간은 의미가 있었다. 굵직굵직한 큰 틀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경제에 큰 관심이 있는 독자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알고는 싶다는 생각을 하는 일반인으로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알짜배기 지식을 뇌에 콕콕 저장해둔다. 이 책을 보면 볼수록 저자의 말처럼 대중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졌다.

 

문제만 나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는 책은 공허하다. 이 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달러 기축통화로 대변되는 현재의 국제 금융 질서에 대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하루 아침에 새롭게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질서의 구축까지 시간이 걸리고 달러 기축통화를 전면 대체할 대안이 없다면, 현재의 국제 금융질서가 갖고 있는 문제라도 최대한 보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국제 금융 질서 개혁을 위한 논의를 짚어보고, 우선 고려해야할 과제로 통화체제의 근간이 되는 대외 지불준비 자산을 다각화하고 불안한 환율제도를 개선해야하는데, 환율제도 개편 방안 중 현실성 있는 대안은 환율제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목표환율권제도'라고 한다.

 

문제점만을 짚어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다양한 방법 중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지 논리적으로 정리를 해주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지금껏 세계 경제에 관심이 없었지만 관련 서적 한 권 정도는 정독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의문으로만 남았던 일들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정리를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의 예리한 관찰력과 입담이 이 책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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