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데이브 램지 & 레이첼 크루즈 지음, 이주만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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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배우며 자라왔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돈 얘기를 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그렇게 사회에 나와서는 돈에 관해 무지한 상황에서 적잖이 당황하게 되었다. 더 이상 근검절약이 미덕만은 아닌 사회가 되었다. 소비지향적인 사회에서 인간의 욕심을 한도끝도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삶에서 돈이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나의 금전 지식은 쉽사리 키워지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제대로 된 금전 교육이 없었다는 것이 그 원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린 시절의 금전 관련 교육은 어느 정도까지 필요한 것일까. 지금의 아이들은 어떻게 양육되고 있는 것일까. 금전에 관해 무지하게 자라는 것도, 너무 돈에 집착하도록 교육되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선까지 교육이 필요할까? 누구나 그 문제에 대해서는 막막할 것이다. 이 책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를 읽으며, 그 부분에 대해 적정선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 데이브 램지

"나는 가진 재산을 모두 날리고 파산한 아버지였습니다. 일이 왜 그 지경이 됐는지 영문을 몰라 헤매던 아버지였고, 이 책에 나오는 똑똑한 돈 관리 원칙을 실천하지 못한 아버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잘못과 실수를 극복하고 승리한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이제, 당신이 그 아버지이거나 그 어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레이첼 크루즈

"부모님은 1988년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바로 그 해에 제가 태어났죠. 사람들은 제가 최악의 시기에 태어났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최고의 시기에 태어났다고 생각하죠. 부모님이 전 재산을 잃고 '무너지는'과정이 아니라, 맨손으로 다시 모든 것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제가 배운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아버지인 데이브 램지와 딸인 레이첼 크루즈. 이 책은 어느 한 사람의 의견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아빠와 딸의 실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흔히 자녀양육서를 볼 때, '이러이러 해야한다'라고 이론적인 이야기를 나열하면, 실제로 그렇게 했을 경우 자녀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 결과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 경험담을 들려줌으로써 보다 생생하고 그 결과까지 볼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이 책에서는 노동, 소비, 저축, 기부, 예산, 부채, 학자금, 자족, 가족, 유산에 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경제 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 추천 일거리와 수고비 지급의 방식, 연령대에 맞는 기부 활동, 지출 예산 세우기 등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램지 가족에게 어떤 일이 있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부분이 상당히 세세하게 잘 진술되어 있다. 막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어서 눈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부채, 학자금 관련해서는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 책을 읽고 보면 돈 얘기를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세세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돈에 똑똑한 자녀로 양육하려면 관련 원칙을 화제로 삼아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부모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돈 얘기에 너무 집착해서도 안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마음먹고 한 차례 '돈 얘기'를 나눴다고 해서 부모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331쪽)

 

잘못된 사회 통념에 대한 생각이나 소비와 저축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 등 이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돈은 모든 것을 우선할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이다. 먹고 자고 살아가는 생활에서 기본적으로 익히고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는 것은 자명하다. 돈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덮어두고 원칙 없이 소비했다가는 본인은 물론 자녀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이 문제 또한 자녀양육의 기본에 속하는 것이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될 것이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저자의 생각과 상반되는 부분이 있다. 기독교 색채가 강한 부분도 있어서 종교가 같지 않으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읽다보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 커다랗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부분을 잘 건져내어 갈고 닦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기반으로 본인의 가족에게 맞는 부분을 발췌하여 나름의 금전 플랜을 짠다면,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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