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다치지 않게
설레다(최민정)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같은 자극에도 다르게 반응하게 된다. 어떤 날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쿨하게 넘어가게 되는 일도 어떤 날에는 나를 툭툭 치며 짓밟는다. 그래서 사는 것이 쉽지 않나보다. 힘이 들어 주저앉게 될 때 누군가 손을 잡아 끌어올려주면 일어나게 된다. 이런 때에는 내 마음을 토닥여주는 글귀를 읽으면 힘을 내게 된다. 오늘은 이 책으로 위로받기로 했다. 충분히 위로받았고, 마음을 달래주었다. 이 책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이다. 조곤조곤 읽으며 어느새 내 마음을 깔끔하게 닦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노란 포스트잇 한 장으로 마음의 얼룩을 닦다!" 이 책으로 마음의 얼룩을 살살 문질러 청소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설레다. '고통은 그림으로 전해질 때 조금씩 날아간다'고 믿는 미술심리치료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가장 우울했던 시기에 기약 없는 설렘을 바라며 지은 '설레다'라는 닉네임으로 일상을 그려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7년 째 차곡차곡 그려온 그림이 700장이 넘었다고 한다. 노란 포스트잇 그림 한 컷이 가진 치유의 힘, 이 책을 보며 느끼게 된다. 그림이 어떻게 마음을 치료하게 되는지 이 책 속의 그림을 보며 깨닫게 된다.

 

여기에 나오는 노란 토끼는 설토(설레다 토끼)이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서 마음에 콕 와닿는 느낌이 든다. 특히 토끼 그림을 유심히 바라보면 핵심을 잘 전달해주며 강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 어떤 순간에는 뜨끔, 마음이 찔리는 느낌이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구나. 좀더 사려깊은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뽁-뽀복

가슴을 뚫고 작은 가시가 돋아났습니다.

가슴팍이 간질간질하다 싶었는데, 이렇게 가시가 뾰족하게 삐져나올 줄 알았나요?

배려심 많고 이해심 많은 성격이라는 사람들의 말처럼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았더랬지요.

그리고 나에게 화살이 와도 막을 생각보다는 받아줘야한다는 의무감을 가졌습니다.

나 하나 가만히 있으면 모두가 편하다는 생각도 했었고, 그편이 나를 위한 것이라 믿었죠.

그렇지만 오늘 문득 삐져나온 가시를 보고 있자니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마음이 편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수많은 가시가 차고 넘칠 만큼 내가 나를 누구보다 괴롭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지요.(139쪽)

나 자신도 방치해버린 내 마음. 참고 견디는 것만이 능사인 줄 알고 버티며 살아왔지만, 버겁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당신의 가슴팍에도 작은 가시 하나쯤 뾰족하게 삐져나와 있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그만 그런 마음을 들켜버린 듯해서 괜시리 눈물이 난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마음을 찔렀다가 다독였다가 상처를 바라보게 하고 어루만져준다. 어느새 내 마음을 따뜻하고 꽉 차게 해준다. 무엇보다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단순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설토의 그림이 그런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것일테다. 토끼 그림 보면서 눈물 찔끔 흘리는 3월의 주말, 아무래도 봄이 가까워지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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