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수업 - 사람 때문에 매일 괴로운 당신을 위한
데이비드 D. 번즈 지음, 차익종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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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인간 관계가 가장 어렵게 느껴진다. '저 사람이 나에게 왜 그러지?'라는 생각이 들며, 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삐그덕거리며 서로에게 균열이 생긴다. 그저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애써 외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명확히 알게 되었다. 세상 일은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모두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는 사실을. 그동안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인간관계를 그저 방치하기만 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수업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인간 관계에 대해서는 연구하고 고민할 기회가 사실상 거의 없었다. 이제라도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괜찮다.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된 관계 수업을 받아본다. 무릎을 탁 치며 깨닫게 되는 것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데이비드 번즈. 인지행동치료의 최고 권위자이자,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정신의학자다. 인간의 심리와 기분에 따른 변화를 40년 넘게 탐구한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인간관계 연구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읽어온 책과 다르게 눈에 쏙 들어오는 명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관계에 대한 책 중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껏 왜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게 되고, 어떤 방식으로 나의 태도를 바꾸어야 해결이 될 지 파악하게 된다. 생각을 바꾸고 그에 따라 행동이 변화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인간관계 문제는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사실 '서로 사랑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상대와 친밀해지기보다는 그 사람과 다투는 편이 더 낫고 바람직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갈등과 적대의 길을 선택하는지도 모른다. (30쪽)

이 문장이 의아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그동안에는 방법을 잘 몰라서 사람들 사이에 관계가 틀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일러주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며 이 문장을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사랑 대신 증오를 선택하는 12가지 동기를 살펴보며, 관계가 불편한 상대가 있을 때, 그저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지 않을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유일하게 의미가 있는 질문은 이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문제가 상대방 탓이라고 생각합니까?" (62쪽)

우리는 누군가와 다투거나 의견이 맞지 않을 때에 보통은 갈등의 원인이 상대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면 당황스럽고 수치스럽게 마련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해본다. 인간관계의 원인도 해결책도 나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면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는 데 집중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데에만 전적으로 힘써야 한다. (80쪽)

 

이 책의 핵심은 3장이다. 불편한 관계를 친밀한 관계로 만드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비결' 다섯 가지가 이 책에서 건져낸 보물이다. 소통을 중시하면서도 소통이 잘 되지 않는 현실에 나부터 변화할 수 있고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1.무장해제, 2.생각 공감과 감정 공감, 3.확인 질문하기, 4.내 기분 말하기, 5.달래기' 이 다섯 가지를 잘 기억하고 생활 속에서 활용하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소통의 문제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기에 지속적인 수업이 필요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복습하며 익혀야할 것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비결 다섯 가지는 능숙하게 구사할 경우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론 다만 처음에는 몇 번 실수를 범할 수도 있으니, 익숙해질 때까지 염두에 두고 연습을 해야할 것이다.

 

그저 한 권의 책을 읽는 독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뼛속까지 공감하게 되고 생활 속에 녹여내어 활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것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잊지 않고 꾸준히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효과는 탁월하다. 지금껏 읽어 온 인간관계에 대한 책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책을 읽으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인간관계가 고민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변하고, 자신이 변하면 세상도 변화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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