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스미레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이름은 사쿠라 스미레. 벚꽃과 제비꽃에서 따온 웃기는 이름이 아니라, 영어의 '스마일smile'을 철자 그대로 읽어서 '스미레'라고 지었다고 한다. 시즈오카 현 시골 마을에서 전통을 지키며 간장을 담그는 간장 공장의 외동딸인 나. 예전부터 엄마에게 '소심한 어리광쟁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올해부터는 다르다. 료가 '약간 빈약?'하다고 놀렸던 이 가슴 안에 최고로 멋진 미래에 대한 야망을 품기 시작했다. (18쪽)

 

 

강한 바람에 마음마저 무거워지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하나 찾게 된다. 이런 때에 적당한 소설 『스마일, 스미레!』를 읽었다. 이 소설은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이다. 작품 중 『무지개 곶의 찻집』『쓰가루 백년 식당』『푸른 하늘 맥주』은 직접 읽어본 소설이다.『쓰가루 백년 식당』을 읽으며 느꼈던 '은은하고 잔잔한' 감동이 생각났다.『무지개 곶의 찻집』도 『카모메 식당』을 떠올리며 일상의 소박한 향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 두 권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이『푸른 하늘 맥주』였고, 이 책 『스마일, 스미레!』는 『푸른 하늘 맥주』와 가장 분위기가 비슷한 책이다.

 


 

시작부터 상황이 그려지며 웃음이 난다. 무한긍정의 스미레를 보며 웃는다. '웃으니까 행복이 찾아온다'는 말을 새겨 들으며. 큭큭 웃으며 상상을 한다. 상상 속 스미레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해피바이러스다. 차도녀나 능력자인 것이 아니라 좌충우돌 웃음을 주면서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캐릭터이다. 스미레의 모델이 된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알고 읽으면 더욱 재미있다. 수면 부족으로 길에 쓰러진 장면도 실제 에피소드였다니 흥미진진하다.

 

"웃는 건 말이야. 원래 자기 자신을 위한 게 아니래."

"응……?"

"웃는 건, 늘 타인을 향해서잖아? 우선 타인을 웃게 하기 위해 내 웃음이 존재하고, 그래서 타인이 웃어주면 그 웃음이 내게도 돌아온다는 거야." (130쪽)

사실 스미레에게 항상 웃을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오늘을 살아가기에, '과연 스미레!'하며 그녀의 삶을 응원한다. 때로는 막막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도 꿋꿋이 헤쳐나가는 에너지를 느낀다. 나도 '웃으니까 행복이 찾아온다'는 말을 기억해야겠다. 일단 웃으면 행복도 찾아오고, 다른 사람도 웃게 할 수 있을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쓱쓱 읽어나가며, 스미레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무겁기만 하던 일상에 윤활유가 되어 준다. 이럴 때에는 억지로라도 웃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나에게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던 것도 뒤집어 생각해보면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후기에 적힌 글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만약 내가 여러분의 두 눈을 사겠다고 한다면 얼마에 팔 수 있겠니?"

그러자 학생들은 "1천조 엔"이라는 둥 다들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저는 또 물었습니다.

"두 다리도 갖고 싶은데, 얼마에 팔래?"

이 질문의 대답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여러분은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이네. 그 1천조 엔짜리 눈으로 풍경을 보고, 그 멋진 풍경 속을 1천조 엔짜리 다리로 걸어다니니까. 그것만 해도 이미 2천조 엔 이상의 가치가 있네." (296쪽)

행복의 씨앗이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주는 책이다. 소소한 행복을 깨달아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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