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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 - 하루 60끼, 몸무게 27kg 희귀병을 앓고 있는 그녀가 전해 주는 삶의 메시지!
리지 벨라스케스 지음, 김정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12월
평점 :
건강한 것은 축복이다. 사지육신 멀쩡하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내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으며, 하루 세 끼 맛있게 식사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할 때 건강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온갖 고민 속에서 세상을 살아간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에 결핍감을 느끼고, 남들과 비교할 때 마음 상하기도 한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특이한 상황 속에서 투쟁하며 살아야한다면?
1989년 3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태어났다. 3남매 중 첫째인 그녀는 전 세계 3명만이 앓고 있는 희귀병을 갖고 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 병이다.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아 하루에 20분마다 식사를 해야 하며 몸무게는 겨우 27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다.
저자 리지 벨라스케스의 소개를 보면 전 세계 단 3명만이 앓고 있다는 희귀병에 대해 알게 된다. 하루 60끼? 몸무게 27kg? 일상이 얼마나 힘들지 눈에 선하다. 누군가가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라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렸다고 하니, 마음에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
이제 24살인 리지 벨라스케스는 자신의 경험을 세상사람들에게 들려줌으로써 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4살이라는 나이에 이런 책을 쓰게 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녀의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결코 만만하지 않았던 세월, 외모때문에 사람들의 모욕을 감당해야했던 나날들, 그 역경을 이겨내고 굳건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세상에 내보이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 한 권의 책은 단순한 책 한 권이 아니다. 그녀의 용기이고 세상을 향한 목소리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 중 접하기 힘든 한 사람의 존재감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닫게 되는 삶에 대한 의지이다.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리지 벨라스케스의 부모도 남들과 다른 딸을 존중하며 소중히 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간 중간에 첨부된 엄마의 일기를 읽으며 마음 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이런 것이 모성이구나. 이것 또한 딸을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되겠구나.
겁을 먹고 침묵하지 말기를. 희생자가 되지 않기를. 다른 사람이 당신의 인생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기를. 스스로 정의 내리기를.
-하비 페어슈타인(Harvey Ferstein)
그녀의 이야기를 보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내 앞을 가로막던 사소한 고민들이 싹 걷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고민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별 것도 아닌 것에 상처 입고 마음 아파하고 있었구나. 처음에는 리지의 상황을 보면서 위안을 보내고 싶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그녀에게 내가 위안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저마다 다른 외모와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다. 리지, 힘내! 그리고 나도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