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폐허를 걸으며 위안을 얻다
제프 다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앗, 나를 위한 책이다!'라고 생각했다. 요가를 하면 몸이 가뿐해지고 좋다는 것을 알지만, 한 번 거르면 자꾸 귀찮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는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먼저 의아한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은 요가 책이 아니라 여행 산문집이기때문이다. 그 점이 이 책의 첫 번째 반전이었다. 독특한 제목을 짓고,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책, 일단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제프 다이어. "영국 최고의 생존 작가" "국가적인 보물" "영국문학의 르네상스인"등으로 평가받는 영국 최고의 논픽션 작가이자 소설가. 그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알랭 드 보통 등 동시대 작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작가 소개에 솔깃해진다. 이 책이 2004년 W.H 스미스 가장 훌륭한 여행서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보통 '여행'이라고 하면 바쁜 일정으로 빠듯하게 돌아다니며, 관광지 위주로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오는 여행기를 접하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배낭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에 가보면, 다른 방식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가끔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너무도 솔직담백하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듯한 느낌마저 들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처음에는 작가 스스로 실제로 일어난 일과 머릿속에서만 일어난 일이 섞여 있다고 고백했다는 말에 괜시리 사실과 상상을 구분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그런 작업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특이한 여행담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는 것 자체로 신선했으니까.

 

이 책을 읽게 만든 제목인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는 소제목에 나오기도 한다. 귀찮아서 쓰지 못한 자기계발서라! 흥미로운걸!

케이트는 내가 "무슨 작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어떤 글을 쓰냐고 물어보았다.

"자기계발서를 하나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내가 말했다.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라고."

"귀찮아서 못 쓰고 계신 것 같은데요. 맞죠?"

"들켰네요." (120쪽)

 

'이런 여행도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세계각국의 다양한 여행객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만의 어조가 있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어찌되었든 다른 사람의 여행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통해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여행에 대한 책이 여행에 관한 이야기로만 채워지지 않고, 저자의 다양한 생각이 글로 표출된 것이기에 색다른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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