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마이 백 In My Bag - 148인의 가방 속 이야기
148인의 가방 주인 지음 / 루비박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소유한 물건으로 그 사람을 예상한다?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 속에 열한 번째 가방 주인 허윤선은 이야기한다. "당신이 먹는 음식을 알려주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누라고 역사 속 한 미식가는 말했다지만, 누군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물이 있다면 역시 가방이 아닐까?" 맞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작은 파우치 하나를 들고 다니든 커다란 배낭을 꾹꾹 채워서 다니든, 자신의 소유물을 지니고 다닌다. 때로는 그 물건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녀의 여행가방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그의 가방 속에는 도대체 어떤 물건이 있을까? 가방의 겉보다 그 내용물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이 책은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한 권의 잡지를 보는 듯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이 책 『인 마이 백』에는 148인의 가방 속 이야기가 담겨있다. 궁금하던 마음을 한꺼번에 확 풀어보게 되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 많은 사람들의 가방 속을 한 권의 책을 통해 들여다보는 시간이 즐거웠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가방 속의 물건을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먼저 왼쪽 페이지에는 그 사람의 가방 속 물건 사진이 있다. 핸드크림, 립밤, 파우치, 지갑 등의 일상적인 물건도 자신만의 색깔을 뿜어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이름과 나이, 직업 등이 적혀있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언제 어딜 가든지 꼭 지니고 다니는 것

2. 집에 불이 났을 때 가장 먼저 챙겨 나올 것

3. 병적으로 좋아하는 것

4. 최근에 구입한 물건과 후기

5. 나는 이 사람의 가방 속이 궁금하다

6. 관심 있는 이성의 가방 속에 들어 있었으면 하는 것

7. 10년 후 내 가방 속에 들어 있었으면 하는 것

8. 좌우명

9. 당신에게 가방이란

짧은 문답이지만 이또한 각자의 분위기에 따라 개성 넘치는 답변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언제 어딜 가든지 꼭 지니고 다니는 것'과 '당신에게 가방이란' 질문에 대한 답만 모아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진에 있는 아이템을 번호에 따라 설명해놓았지만, 사진 상에 번호가 매겨져있지 않아서 찾아보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이왕이면 잡지처럼 보기 좋게 해놓았다면, 설명을 읽고 관심있는 물품을 바로 찾아볼 수 있었을텐데, 눈이 피로하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평소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살짝 의심이 되었다. 불시검문을 한 듯 그 때 가방 속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물건인 듯한 느낌. 그건 좀 아쉬웠다.

 

어쨌든 기획이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가방 속을 들여다보며 내 가방 속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언제 어딜 가든지 꼭 지니고 다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지금의 나를 나타내는 것이겠지? 가볍게 다니려고 해도 이런 저런 물건도 넣고, 책도 한 두 권 챙기다보면 무거워지는 것이 가방이다. 이 책 속의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그것도 나의 업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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