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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현경 지음, 박방영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 그리고 다시 이 책을 펼쳐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저자의 화려한 이력이 '연약함'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다시 꺼내읽게 된 것은 한참이 지나고 난 후였다. 어느 순간, 표지의 야생화 그림이 눈에 들어왔고, 지금쯤 내 마음을 가라앉혀 줄 에세이 하나쯤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책 『연약함의 힘』속의 글을 하나씩 차근차근 마음에 담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현경 교수는 지구별을 여행하며 '연약함의 힘'으로 자신과 주변을 변화시키는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연약하고 부드러운 힘,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부드러운 생명의 힘이다. 저자의 생각에 동참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연약함의 힘들이 모여 생명력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즐겁고 신 나는 소망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9쪽)
이 책은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책은 아니었다. 하나 하나 에세이로 구성되었는데, 짧은 이야기를 읽으며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책이었다. 여러 주제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해준다. 이 책을 읽을 때에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다가 어느 부분에서 갑자기 멈추게 되고, 그 부분에서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 '번쩍'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나에게 그런 부분은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였다.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란 주제로 공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중략)
강연을 준비하며 제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역시 얼마나 오랜 시간 '행복'이란 신기루를 좇아 열심히 뛰어다녔는지 모릅니다. 행복을 찾아 헤매던 제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달라졌습니다. 전처럼 열심히 '기를 쓰며'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경이롭게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112쪽)
누군가의 편안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그 이야깃 속에서 문득 얻는 것도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이 그런 생각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도 다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