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 - 무모한 신경과학의 매력적인 유혹
샐리 사텔 & 스콧 O. 릴리언펠트 지음, 제효영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신경과학에 대한 책에 관심이 많다. 우리 뇌는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이고,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비롭게 다가가게 된다. 인간성, 그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뇌 연구를 통해 풀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는 수세기 동안 많은 학자와 과학자들을 사로잡았다. (7쪽) 여전히 뇌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이리라. 뇌는 치밀하고 성실하며 스마트할 것이라는 환상과 그 반대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의 아주 일부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뇌, 그렇기에 뇌에 관한 책이 나오면 궁금한 마음이 먼저 생긴다.『세뇌』를 보며 무모한 신경과학의 매력적인 유혹에 빠져보기로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샐리 사텔스콧 O.릴리언펠트. 샐리 사텔은 의학박사로 정신과 전문의이며 예일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정신건강에 관한 정책과 더불어 의학계 정책 동향에 대한 연구 활동도 하고 있다. 스콧 O.릴리언펠트는 의학박사이자 기능적 정신분석 치료사로, 애틀란타 에모리 대학교에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의학박사라는 학자답게 전문적으로 잘 풀어냈고, 신경과학의 본모습을 가감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수많은 논문 자료도 이 책의 마지막에 첨부했는데, 그 분량만 거의 책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이 책의 2장 '신경 마케팅의 상승세, 그 중심에 선 쇼핑학자'에 대해 궁금했다.
코카콜라 마케팅 팀도 2008년 제 47회 슈퍼볼 광고 편집에 EEG를 활용했다. 신경 마케팅 전문가들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광고를 보여주고 검토한 뒤, 특정 버전에 사용된 음악이 최고조에 이를 때 피험자들이 더욱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광고 팀은 이 조언을 받아들여 광고 버전을 바꾸었다. 소문에 의하면 아바타 등 제작 예산의 규모가 큰 영화들 중에는 제작팀이 개별 장면이나 연속적인 장면에 대한 관람객의 뇌 반응을 EEG로 파악하여 대본, 인물, 줄거리, 장면, 효과, 심지어 배역까지 조정하는 데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87쪽)
신경 마케팅 업체의 데이터 해석이 그리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니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스러운 현실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해석이 아니라 여전히 논란 중이라는 점. 역추론이라는 방법도 믿을만하지 못하다는 점.
 
이 책을 통해 보게 되는 뇌 영상에 대한 설명은 뇌과학의 민낯을 보는 듯 했다. 현재의 솔직한 모습이다. 이 책은 과대포장되어 어느 것이 진실인지 모르지만 '설마'하는 마음으로 다가갔던 부분을 통쾌하게 걸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거짓말 탐지기, 골상학 등을 근거로 벌어진 수많은 오류를 이 책을 통해 낱낱이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이 분야는 무궁무진하게 연구,발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 책이 돛이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신경과학이나 신경과학 분야의 특징적 기술인 뇌 영상을 비평하려고 쓴 책이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목표는 지나친 단순화, 제멋대로 밝힌 해석, 법률, 상업, 임상, 철학 분야에 뇌 과학을 미숙하게 적용하는 사례와 같은, 신경과학의 어리석은 면을 폭로하는 것이다. (250쪽)
이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말이다. 뇌 과학을 미숙하게 적용하는 신경과학의 어리석은 면을 짚어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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