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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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은『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통해 처음 읽어보았다. 흥미로운 제목, 탄탄한 스토리, 맛깔나는 문장, 이 세 요소를 모두 갖춘 소설이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은 소재 자체의 참신함과 구성의 탄탄함, 감칠맛 나는 문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저자 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자꾸만 표지 날개의 작가 소개를 다시 한 번씩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 이력도 특이하고 여러모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2009년 처음 출간된 이래 41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 8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2013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절찬리 상영되었다. 그런 요나스 요나손이 두 번째 소설을 발표했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라는 제목 자체도 흥미롭고 읽어보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누구이며, 과연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다섯 살 때부터 분뇨통을 날라야 했던 천재 까막눈이 소녀 놈베코가 어찌어찌하다 비밀 연구소에서 탄생한 3메가톤급 핵폭탄을 떠안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모험담이다. 요나손이 그려 낸 이 기막힌 여정은 특유의 풍자와 유머러스함으로 독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한다. (책날개 中)
 
이 책 역시 요나스 요나손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소설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접할 때와 마찬가지로 처음에 읽기를 결심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전작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이번 책에서 혹시나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두려움과 바쁜 일상이 주된 이유였다. 약간은 두꺼운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꾸 머뭇거렸지만, 일단 손에 집어들면 지겨울 새 없이 이야깃속으로 푹 빠져들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소설을 읽고 보니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이 나와 딱맞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독특한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어쩜 이렇게 세상을 포괄적으로 바라보며 소설에 담아낼 수 있는가! 이 사람은 정녕 소설을 써야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닌가! 독특한 상상에 미치도록 웃다가도, 시니컬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시선을 꽉 움켜쥐며 끌고나가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요나스 요나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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