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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 ㅣ In the Blue 3
백승선 글.사진 / 쉼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번짐 시리즈에 점점 길들여지고 있다. 내 코드에 맞는 책, 내 감성에 적절히 윤활유가 되어주는 책이다. 사진과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가본 곳에 대해서는 그리움의 향수가 생기며 멈춰서서 바라보게 되고, 못 가본 곳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생겨서 궁금한 마음에 천천히 읽어보게 된다. 사진과 그림이 자꾸 눈길을 잡아끌어 멈추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날이 더워 길을 나서기에 부담스러워진 계절이 되었지만, 여행을 하고싶은 마음에 불을 지펴주는 책이다.
번짐 시리즈는 느낌이 정말 좋은 책이다.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 꺼내보며 사진과 그림을 감상하게 된다. 마음에도 은은하게 미소가 번지고 기분 좋은 휴식 시간이 된다. 느릿느릿 천천히 거닐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다니는 듯한 상상을 하는 시간, 그래서 이 책이 좋은가보다. 이번에는 폴란드와 불가리아를 담은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이 출간되었다. 제목에 '번지는' 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그 분위기 그대로 미소를 번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번 책은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동유럽의 국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두 번 읽어보게 된다. 먼저 글을 읽으며 사진과 그림을 보게 되고, 그 다음에는 사진과 그림을 읽게 된다. 마음 속의 감성을 건드려주는 책이다. 직접 여행을 한 적이 없는 곳이기에 더욱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여전히 가지 못하고 있는 곳. 그곳의 분위기를 책에서 보고 나니 직접 가서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커지기만 한다.
이 책의 매력은 사진과 그림이 함께 담겨있는 것이다.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한 번 담고, 그곳에 앉아 그림을 그리며 더욱 긴 시간을 마음으로 담아낸 것이다. 그래서 읽는 이의 마음에도 천천히 새겨지는 것이리라. 저자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이었기에 나도 그곳에 가서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천천히 걸어야 보이는 풍경이 있다.
빨리 걸으면 절대로 볼 수 없는 것.
길에서 길을 만나는 즐거움. (138쪽)
폴란드의 크라쿠프, 바르샤바, 토룬, 아우슈비츠. 불가리아의 소피아, 릴라 수도원, 플로브디프, 벨리코토르노보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행을 하며 저자가 들은 이야기와 감상을 공유해본다. 성 마리아 성당의 공사를 맡았던 형제 건축가의 이야기, 과거에 고문 도구로 이용한 당나귀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며 나또한 여행을 하며 직접 이야기를 들은 듯 느낌이 와닿는다. 아우슈비츠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늘이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듯' 무겁게 느껴진다는 저자의 말이 책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이다.
여행지에 대한 감상을 담은 글과 사진&그림을 보고 나면, 'Best 5 sights'를 직접 그린 지도와 함께 간단하게 소개해준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보다 자세하게 찾아보고 싶다면 정보 위주로 담은 책을 더 찾아서 읽어야할 것이지만, 여행지의 사진과 그림을 담은 감상적인 글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며 그곳에 대한 이미지를 마음 속에 담아보고, 직접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면 여행 정보를 더 찾아보면 된다. 이 책은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에 불을 활활 지펴준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