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
에두아르도 라고 외 지음, 신미경 외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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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 이 책은 로베르토 볼라뇨의 작품에 매혹된 사람들의 비평, 에세이, 오마주 작품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오호라~ 가격도 착하다. 2,666원이라! 로베르토 볼라뇨의 장편소설 『2666』에서 따온 가격이라고 한다. 괜찮은 발상이다.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에게는 당연스레 지를 수밖에 없는 착한 가격에 갖가지 볼 거리가 가득한 책이니, 한 권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로베르토 볼라뇨의 한국어판 작품 12종 17권 완간을 기념하여 열린책들이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2010년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한 글로 엮어 낸 프랑스의 잡지 『시클로코스미아CYCLOCOSMIA』3호의 내용과 국내 필진의 글을 함께 실은 책이다. 국내외의 작가, 비평가, 번역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로베르토 볼라뇨를 주제로 작가론, 작품론 등의 비평과 더불어 그에 대한 에세이와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오마주 작품을 담았다. (책 中에서)
 
로베르토 볼라뇨의 소설은 『팽 선생』을 통해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1981~82년에 쓰인 볼라뇨의 초기 작품으로 1994년 첫 출간 당시 스페인의 펠릭스 우라바옌 중편 소설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궁금한 책이었다. 독자에게 친절하게 떠먹여주는 작품은 아니고, 퍼즐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사실 이 책을 한 번 읽고 모호한 느낌에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다시 읽어보았다. 지금에서야 한 리뷰어가 '전부 읽은 뒤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 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는 글을 읽었다. 첫 번째 볼 때에 각각의 퍼즐을 제공받은 느낌을 받는다면, 다시 볼 때에는 그 퍼즐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책을 읽어보고 나서 로베르토 볼라뇨의 소설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느낌이 정말 궁금해졌다. 읽는 사람마다 다양한 결론과 감상이 있을 듯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이 나에게 예상치 못했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볼라뇨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그것도 한국인 세 명도 포함이라니 흥미롭다.
 
사실 나는 아직 볼라뇨 전염병에 감염되지 못했다. 『팽 선생』을 통해 그의 소설을 처음 접해보았고, 퍼즐을 풀어보는 느낌에 신선한 느낌이었다. 언제 한 번 『2666』을 비롯한 로베르트 볼라뇨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볼라뇨의 다른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 책 자체만으로도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느낌이었다. 각각의 글이 완성도가 뛰어나고 푹 빠져서 읽을만한 작품이었다. 한데 모아놓으니 더욱 강렬해진다. 독자로서의 호기심을 극대화시키는 매력이 있다. 나또한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이 생기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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