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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모욕감
윌리엄 어빈 지음, 홍선영 옮김 / 마디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뜬금없이 생각나서 기분이 묘하게 상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 켜켜묵은 기억 속 한 장면이 느닷없이 생각나서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운 것은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에 있다.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려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은 아닌데, 지나고보니 그 이야기를 들은 상대가 당황스러웠겠구나, 생각될 때가 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상처도 상대방은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는 사소한 부분일 수도 있을게다. 이 책 『알게 모르게 모욕감』을 읽으며 인간을 좀더 폭넓게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스토아 철학자들을 연구하면서 모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모욕에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힘이 있으니 모욕이 인간만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한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스토아 철학을 공부하고 '모욕 수집가'가 된 저자, 다른 사람들이 말하고 행하는 모욕적인 언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모욕에 대해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모욕은 그저 생각하기도 싫은 부분이기 때문에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통해 모욕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까지 바라보게 되었으며, 모욕에 재치 넘치는 답변을 하며 가해자에게 받은 모욕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방법도 한 수 배우는 느낌이었다.
모욕을 이렇게 바라보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깊이 들어가서 보게 되는 느낌이 들었다. 비난뿐만 아니라 칭찬도 때에 따라서는 모욕이 되니, 지나온 시간의 더 많은 부분이 사라락 떠오르며 낯뜨거워진다. 이것 저것 다 고려해서 배려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짐작하여 행동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조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분간은 내가 좀더 과묵해지고 리액션이 적어질지도 모르겠다.
모욕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인간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에 대해 알수록 어려운 느낌이 드는데, 특히 '모욕'이라는 면에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도 있었다. 왠지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서 무조건 외면하려만 하였지만, 한 번쯤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