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우리말,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14)]

 

 

 

제1부 한글 맞춤법부터 제2부 표준어 규정, 제3부 외래어 표기법까지는 일반 독자라면 누구든 한 번 쯤은 눈여겨 살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일단 처음부터 천천히 정독을 하고, 취약한 부분을 표시해두었다가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틀린 부분을 계속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고, 살펴보는 시간이 많을수록 한글 사용에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제4부 열린책들 편집 및 판면 디자인 원칙은 일반 독자 중 열린책들의 편집 원칙과 판면 디자인 원칙에 관심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이다. 제5부 편집자가 알아야 할 제작의 기초는 책을 만드는 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전문적인 정보다.

 

이 책은 헷갈리는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풍요로운 고급 국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책을 쓰려는 사람과 책을 만들려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서재에 한 권쯤 소장하면 좋을 책이다. 주기적으로 점검해보고, 한국어 사용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해마다 새로이 업그레이드 판이 나오니,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싶은 책이다.   

 

 

4위 실용 글쓰기, 이 책 한 권으로! [글쓰기가 처음입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탓 한다지만, 베테랑 목수는 자신에게 꼭 맞는 연장을 잘 활용한다. 좋은 연장으로 더욱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를 보게 된다. 서툰 목수에게는 연장이 중요하다. 좋은 연장을 사용하면, 이상한 연장을 사용한 것보다 분명 100배는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게 마련이다. 아무 연장이나 사용하면 보통, 좋은 연장을 사용하면 최대의 효과!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많이 써봐야한다는 것은 아무 연장이나 사용해서 연습이나 많이 해보라는 소리! 이왕이면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멋진 작품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 『글쓰기가 처음입니다』직장인과 대학생을 위한 실용 글쓰기 연장통이다.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긴장하지 말고, 당황하지 말고, 부담을 내려놓고, 글쓰기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핵심적이고 실용적으로!

만인을 위한 글쓰기 연장 3종 세트, 피래미 구성법 익히고 글쓰기! 속시원하게 글쓰기의 핵심을 일러주는 책이다. 글쓰기에 따로 시간을 투자하기 버거운 일반인에게 핵심적인 기술을 제공해준다. 서툰 목수에게 제대로 된 연장을 건네주는 셈. 이 연장으로 하면 기본은 할 수 있고, 좀더 연습하면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던져준다. 어렵게 생각하던 글쓰기에 대해 일단은 부담을 덜어내고 시작할 수 있다.

 

3위 사진가 구본창, 그가 모아 온 시간과 인연의 기억  [공명의 시간을 담다]

 

이 책에서 작가의 지나온 인생과 사진에 영향을 준 계기, 소소한 물건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등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사진작가 구본창만의 시각으로 담아낸 사진을 보는 경이로움이 으뜸이다. 그의 사진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면서,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듯한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여러 사진가가 촬영한 사진들 가운데서도 당신의 작품은 쉽게 구별됩니다. 항상 일관된 느낌이나 인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긴데, 당신의 사진은 대상이 사람이건 아니건 대체로 아스라함이나 애잔함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런 면에선 당신의 예술 작품과 상업적인 일로 하는 사진 간에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2006년 《포토넷》인터뷰(인터뷰어 신수진)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사진 작품을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사진작가 구본창이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지, 그렇게 찍은 사진은 어떤 작품인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공명'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의 작품은 진정 에너지처럼 필름 속에 스며든 결정체다.

'나는 내가 찍은 사물과의 교감이 일종의 에너지처럼 필름 속에 스며든다고 믿는다.'

2위 웃다가 설레다가! 소녀감성 [꿈꾸는소녀 Y시리즈_키다리 아저씨]

 

 

 '꿈꾸는 소녀 Y'시리즈의 'Y'는 Why의 발음과 Youth의 첫 글자를 의미하며, 꿈꾸는 소녀를 대상으로 감성과 인성을 키워주는 세계명작 중에서 세 편을 엄선하였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도 널리 사랑받는 고전 중에서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세 편의 작품은『작은 아씨들』『키다리 아저씨』『빨간 머리 앤』이렇게 세 작품이다. 가장 먼저 『키다리 아저씨』를 보며 꿈꾸는 듯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의 작품으로 서간체 소설이다. 1912년 출간된 책인데, 이 작품은 나오자마자 엄청난 호평과 함께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지금 읽기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흥미로우며, 아기자기한 소녀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소녀 때의 감성으로 두근두근 설레게 된다. 이 책을 매개로 어렴풋한 옛 기억이 되살아나며 지금의 나와 만나는 시간이 된다.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었던가! 편지글 만으로도 재잘재잘 주디의 상큼발랄한 느낌이 오롯이 전해지는 느낌이다.

 

답장은 없지만 재잘재잘 재미있게도 쏟아내는 이야기를 보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특히 주디가 그린 그림을 보며 어찌나 깔깔 웃게 되는지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대머리 키다리 아저씨를 상상하며 그린 그림은 압권이었고, 종종 다람쥐나 참새나 지네 같은 손님을 대접할 때가 있다며 그린 그림도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정말 발랄한 소녀다.

 

 단순히 웃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빼곡한 편지글 속에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건져내는 보람도 있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커다란 기쁨이 아니라 사소한 것에서 기쁨을 발견해 나가는 일이에요. 아저씨, 저는 행복해질 수 있는 진정한 비결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현재를 보람 있게 사는 일이랍니다. 과거의 일을 후회하거나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예요. (214~215쪽)

 

아저씨는 제가 사치에 물드는 일이 없도록 하셔야 해요. 인간이란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일단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기 시작해서 그것 없이 산다는 것은 몹시 괴로운 일이 됩니다. (228쪽)

 

 게다가 나중에는 두근두근 사랑의 이야기까지 펼쳐지니 소녀들이 정말 좋아할 감성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일까? 주디가 사랑하는 저비 도련님과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궁금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국어 과목 필수어휘와 영단어, 한자검정시험 4~8급 한자가 함께 수록되었다는 점에서도 장점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뭐 그렇게까지 공부와 연관지어야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이왕이면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정말 괜찮은 구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막연한 어휘를 제대로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예전에도 지금도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게 되는 소설이다. 꿈꾸는 소녀 Y 시리즈로 재탄생된 이 책 키다리 아저씨는 감수성이 풍부한 이들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1위 그림처럼 그려내는 글, 찰스 디킨스의 명작 [위대한 유산 (상,하)]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1860년 12월부터 1861년 8월까지 그가 직접 발행하던 주간지 『연중 일지All the Year Round』에 연재되다가 총 세 권으로 완간된 작품이다. 열린책들에서 2014년 발간된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상하권으로 나뉜다. 열린책들의 편집 특징은 줄간격이 촘촘하고, 한 페이지당 글자수가 빼곡하게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단 이 책을 손에 잡으면, 분량이 한 글자도 놓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별히 경악할만한 사건이 일어나거나 책의 내용 속으로 푹 빠져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표현 하나 하나가 놓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대충 넘어가려다가도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꼼꼼하게 읽게 되는 소설이다. 결국은 어느 하나 건성으로 넘어갈 수 없는 그런 소설이었다.

 

이 책은 성장소설이며 교훈적이며 추리소설 같기도 한 작품이다. 소설이라는 작품의 특성상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시대 분위기와의 괴리감을 느끼거나 어색하기도 하고 고리타분한 면을 볼 수가 있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가르치려는 문장은 없으면서도 교훈적으로 와닿는다.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은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오랜 세월 남아서 언제 읽든 상관없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파고드는 고전 작품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찰스 디킨스는 인간의 다양한 특성과 심리를 잘 표현해낸다. 글을 보면 인물의 성품과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찰스 디킨스는 정말 섬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읽어보면 작가의 섬세한 성격이 드러난다. 표현 자체에서 감탄하게 된다. 글을 그림처럼 그려냈다. 한 폭의 세밀화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보며, 소설가의 감성을 느껴본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두 권이나 되는 소설이지만, 꾸준히 빼놓지 않고 읽어나가게 되는 묘미가 있는 소설이다. 소설은 그저 흥미롭게 읽어나가는 것 자체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 핍이 방황하고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혼란을 잠재우고 내면을 직시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사랑','우정','인간의 성품' 등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자체만으로도 유익하다. 핍의 깨달음과 성장을 통해 나 또한 깨닫는 바가 크다.

 

『위대한 유산 (하)』에서는 역자 해설위대한 유산 줄거리가 담겨 있어서 이미 읽은 소설의 내용을 총정리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정리를 하며 이 소설에서 얻어낼 수 있는 가치를 핵심요약해본다. 천천히 음미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 2014년 5월이『위대한 유산』과 함께 기억될 것이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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