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보는 고려왕조실록 - 고려 왕 34인의 내면을 통해 읽는 고려사
석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역사를 다른 주제에서 바라보는 것, 흥미롭다. 제목만으로도 관심이 생긴 책이었다. 이 책은 심리학적인 관점으로 고려의 왕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려 왕 34인의 내면을 통해 읽는 고려사'라는 점에서 이 책에 시선을 집중하게 되었다. 역사는 인간사, 즉 사람들이 만들어낸 과거의 흔적이다. 그동안 왕들의 업적 중심으로 역사를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그 내면으로 들어가보는 것이다.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서 역사의 흐름을 읽는다는 것은 참신했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역사를 재미있게 살펴보고자 했고, 인간 중심으로 그 흐름을 읽어보고 싶어서 이 책 『심리학으로 보는 고려 왕조 실록』을 읽어보게 되었다.

 

 고려 왕 34명은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의 행적을 심리적으로 들여다보면 우리도 자신의 그림자에서 빚어지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숙한 자아 통합을 이룰 수 있다. 그러면 인간과 사물은 물론 신까지도 일체의 공空으로 보는, 성숙한 인격을 향한 불경 한 구절이 가슴에 와 닿으리라.

 

어떤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어떤 진흙탕에도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그렇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라.

-슛타니파타

 

 6쪽에 나오는 머리말을 보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고려 왕 34명의 모습은 우리의 또다른 모습이다. 과거에서 비롯된 시간은 현재로 이어지고, 옛 사람들의 심리를 통해 현재 우리의 존재까지 폭넓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책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들이 역사 속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지금껏 역사 따로, 사람 따로 바라보던 나에게 총체적인 시각으로 통합하여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완벽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기에, 이들의 상황이 결과의 원인이 된 것을 심리적으로 바라보게 되어,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좀더 넓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어지러운 후삼국 시대의 영웅들인 궁예,견훤을 시작으로, 고려 역사의 문을 연 태조 왕건, 호족을 견제하며 왕좌를 이은 왕들, 왕권을 바로 세우고 국난을 극복한 왕들, 태평성대가 저물고 난세가 시작되며, 무신정권이 고려 왕조를 희롱하고, 원나라에 고개를 숙이며, 왕씨 왕조가 막을 내리고 이씨 왕조가 문을 연 고려의 전반적인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고려 왕조의 흥망성쇠를 한 권의 책을 통해 살펴보며, 이 안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소리, 즉 왕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왕 개인의 성품에 따라 역사마저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다양한 고려 왕에 대해 언급하면서 심리학적 이론이 적절히 적용되어 설명되어진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이론과 정확히 딱 떨어지게 맞는 것은 아닐테지만, 이 정도의 이론적 연관성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대의 독자인 나에게 흥미를 유발하여 읽고 싶게 만든 점도 매력이었고, 심리학적인 설명이 적용되어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도 이 책의 장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왕들의 심리 파악을 잘 분석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구성된 책을 처음 접해보았기 때문에 신선한 느낌을 갖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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