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를 걷는 느낌 창비청소년문학 59
김윤영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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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9이다.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는 몇 권 읽어본 것 다 마음에 들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를 시작으로『내 이름은 망고』『완득이』『우아한 거짓말』등 내 마음에 든 책을 당장 떠올려보아도 이렇게 많다. 『완득이』는 이미 영화로도 제작되어 영화관에서 영화로 직접 본 기억도 있다. 물론 영화보다는 책이 더 좋았다.『우아한 거짓말』은 이제 막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기에 이 책 『달 위를 걷는 느낌』도 당연스레 끌리는 느낌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읽어보기도 전에 괜찮은 책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한 책이다.

 

 이 책은 1998년 『루이뷔똥』으로 제 1회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윤영 작가의 소설이다. '우주에서 미래를 엿보게 된 아빠가 딸에게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중심 내용으로 한다. 소설의 진행에 독특한 생각이 들었다. 일단 등장 인물부터 일반적이지 않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녀 루나, 천체 물리학자이자 행융합 과학자인데 달에 갔다 온 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삼 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빠. 그렇기에 등장인물에 얽힌 이야기도 일반적이지 않은 느낌이 든다. 소재 자체가 참신하고 그 진행도 흥미진진했다. 가족에 대한 끈끈한 정과 감동, 환경에 대한 경고 등 여러 면에서 생각할 거리 또한 풍부한 책이다.

 

 젤리빈쇼, 아빠가 루나를 웃게 한 방법 중 하나다. 콧구멍에 젤리빈을 넣기도 하고, 눈과 눈썹 사이에 끼우기, 귓구멍에 집어넣기, 이 세 가지를 하면서 동시에 사팔 눈을 뜨기, 그리고 맨 마지막 필살기는, 그 모든 미션에 동원된 젤리빈들을, 특히 코에 들어갔다 나온 것까지 아빠가 다 먹어 치우는 것이었다! (40쪽)

행복한 순간은 그 순간에는 기쁨이지만, 지나고 추억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픔일 수도 있다는 것을 루나의 모습을 보며 느끼게 된다. 루나는 아빠 생각을 하면 등이 뻣뻣하게 아프다. 등이 딱딱하게 굳은 거북이가 되는 것 같다. '아빠는 삼 년 가까이 애벌레처럼 누워만 있었다.' 루나는 아빠의 모습을 그렇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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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루나가 받은 편지다.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루나의 친구 노마와 유니 모두 함께 고민했지만, 베드로 아저씨가 그 암호를 풀어낸 듯하다. 하지만 대여금고를 찾아 이리저리 다녀봐도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제대로 풀어낸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결국 알아내게 되는데, 이미 누군가 찾아갔다. 루나가 '기름기 의사'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루나와 아빠 친구 기름기 의사의 대면, 그리고 그것이 루나의 열 살 생일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한 장의 디스크였다. 달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빠의 영상편지.

내 미래가, 그리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아빠는 알고 있어.

기억하니까 알 수 있어.

아빠는 더 먼 미래도 기억한단다. (226쪽)

아빠의 영상 편지를 발견하는 장면, 눈물콧물을 쏟아붓는 루나의 모습을 보고 내 마음도 짠해진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작가의 말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세상일은 알 수가 없다. 원래 사람들은 나와 내 주변은 늘 건강하고 운이 좋을 거라 믿고 사는 것 같다. 그러다 병이 나고 장애가 생기고 입원을 해봐야, 그런 오만함이 깨진다. 가족의 급작스러운 사고로 이 년여의 병원 생활을 겪고 나서야 나는 이런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다.'(248쪽)

이 년이라는 시간을 병간호하며 보낸다는 것은 엄청 오랜 시간을 걱정과 불안 속에서 보내는 것일테다. 아주 가끔은 즐거운 순간도 있을테지만, 그런 순간보다는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 대부분을 이룰 것이다. 그로부터 삼 년이 지나 이 작품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 『달 위를 걷는 느낌』역시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중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고, 역시 나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책이다. 청소년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흡인력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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