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지 부부 - 국적 초월, 나이 초월, 상식 초월, 9살 연상연하 커플의 무일푼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소담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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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거지 부부라! '어느 정도의 여행을 다녔기에 '글로벌 거지 부부'라고 칭했을까?', '그냥 배낭여행 다녀온 것으로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 제목부터 호기심이 강해지기에 이 책을 꼭 읽어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여행지를 상상하고 다른 이들의 여행을 간접경험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하기에 주기적으로 읽어보고 있는데, 이번에도 이들 부부의 독특한 여행기를 접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그럴만하다고 인정. 웬만한 사람들은 이런 호칭을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여곡절, 파란만장, 무한긍정, 상식초월, 상상 이상의 거지 생활이다. 적당한 호칭이다.  

 

 책을 읽을 때, 잘 알려지지 않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을 경우, 나의 반응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털어놓을 때, 굳이 궁금하지 않은 생각이 들며 지루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런 것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데, 오히려 산만한 느낌이 든다. 대충 책장이 넘어간다. 반면 책을 읽을수록 이들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좀더 상세히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은 나의 느낌은 후자였다. 가식없는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속속들이 이야기해서일까?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게 되었다. 똥 이야기까지도 톡톡 튀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좀더 상세한 이야기가 담겨도 남기지 않고 싹싹 읽어버릴 지경이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접한 여행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들의 여행 진행 과정을 보니 절대 내가 체험할 수준의 것이 아니기에, 철저히 간접경험만이 가능하다. 자신을 포장하는 글이 아니라, 솔직담백하게 펼쳐보이기에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여행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이들 두 명의 스토리에 집중된 여행기다. 유명한 여행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 보거나 들은 것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의 색깔로 채워지는 여행 이야기,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박건우. 자기 소개를 보면 독특한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6살에 태국에서 만난 일본 여인의 비듬에 반해 두 번째 만남에서 청혼, 이듬해 전 재산 27만 원을 가지고 무거운 가장이 되었다.' '미키와 만나기 전 나의 삶'으로 시작되는 글을 읽을 때에만 하더라도 개인적인 과거사를 나열하는 것에 대해 기대감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미키와 만나기 전'과 '미키와 만남과 결혼' 이야기가 설명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태국에서 우연히 만나는 장면이나, 청혼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나: 미키, 한국 비자 원해?

미키: 응! 파쿠, 너는 일본 비자 원해?

나: 응! 그럼......결혼할까?

미키: 응!!!

(52쪽)

미키의 생일에 결혼을 하고 양가에 오가는 이야기가 이어지며, 돈을 벌며 생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들은 새로운 제안을 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신혼여행을 빙자한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우리의 신혼여행은 무늬만 신혼여행인 본격 배낭여행이 되어버렸다.' (108쪽)

 

 그들의 만남과 결혼에 대한 앞의 이야기가 있기에, 그들의 본격적인 여행 이야기가 더 눈에 쏙쏙 잘 들어온다. 사회적인 잣대를 들이밀지 말고, 이들의 존재 자체와 이들이 함께 보낸 시간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이며 무서운 속도로 책을 흡입하듯 읽어버린 시간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특히 이 책에서 재미있게 보게 된 것은 사진이다. 인도에는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가 1년 만에 다시 가서 카레 먹고 있는 사진이라니! 한참을 웃었다. 그밖에도 사진마다 살아있는 표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독특한 색깔이 있는 사진을 찍어가며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여행이 계속 이어진다면, 혹은 이 책으로 다 펼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좀더 듣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기상천외하고 적나라한 이들만의 이야기를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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