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보았다 - 분노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이얼 프레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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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각자의 양심에 따라서 행동하며 살고 있다. 그 기준이 제각각이고,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살아가며 깨닫게 된다.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고 그것이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그 경계선에서 고민하게 된다. 비겁한 현실주의자가 될 것인가, 불만 많은 내부고발자가 될 것인가!

 

우리는 양심을 깨끗하게 간직한 채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해왔으며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보자. 우리 머릿속에 있는 어떤 목소리가 우리에게 말한다, 양심을 지키라고. 그러나 또 다른 목소리는 경고한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적으로 돌리지 말라고, 자신의 상관을 당혹스럽게 만들지 말라고. 혹은 자신의 경력과 명성, 나아가 가족의 평온함과 목숨을 위험하게 만들지 말라고. (13쪽)

 프롤로그의 이 글을 보고 이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 이 책을 읽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특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는 네 명의 보통 사람들이 선택했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오'라고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것이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 이 책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1장에서는 어느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루고, 2장에서는 발칸 반도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엄밀히 말하면 1장과 2장의 주인공 두 사람은 실제로 '아니오'라는 말을 하지는 않지만, 두 사람은 행동을 통해서 말한다. 3장에서는 이스라엘 최정예 특수부대 대원이 점령지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1,2장보다는 내면적이지만, 스스로에게 '아니오'라고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탐구한다.

 

 4장에서는 자기가 팔아야 하는 금융상품이 고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해 그 상품의 판매를 거부한 투자 전문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의 이야기 중 4장의 이야기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시대적으로나 주변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각 장의 이야기는 시기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다. 하지만 전체적인 주제에 맞춰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에서 어느 순간이든 불합리한 상황이 있었고, 용기있는 평범한 사람이 있었다.

 

 투덜거리면서도,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단의 지시 혹은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이 책 속의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더욱 높이 평가하게 된다. 나와 같은 일반 시민이면서 행동파 지성으로 거듭나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내 안의 양심을 바라보게 된다. 나는 불의를 보고 꾹 참으며 살아왔고, 정의를 목청껏 외치지도 않는다. 행동하는 지성이 되기에는 겁이 많은 현실을 보게 된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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