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에 걸린 마을] 유럽동화마을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

주문에 걸린 마을 - 황선미 작가와 함께 떠나는 유럽 동화마을 여행
황선미 지음, 김영미 그림 / 조선북스 / 2014년 2월

 유럽 동화마을 이야기가 궁금했다. 사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황선미 작가와 함께 떠나는 유럽 동화마을 여행'이라는 글을 보고, 동화작가의 유럽 동화마을 여행기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유럽 동화마을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계획에 없는 일이니, 동화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곳의 광경을 생생하게 보고 싶었다. 동화같은 마을의 사진도 첨부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위한 한국 창작동화다. 처음에는 예상과 다른 책이었기에 살짝 당황했지만, 의외로 느낌이 괜찮은 책이었다. 때로는 잘못된 판단으로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지만, 예상 외로 책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책이 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어른이 된 나는 동화를 잊고 살고 있다. 일부러 동화를 찾아 읽지는 않지만 가끔 동화 속 세상을 엿볼 기회가 생기면 마냥 기분이 좋다. 이 책도 잊고 있던 동화 속 세계를 떠올리는 시간을 준다. 이 책은 건망증 작가와 생쥐 깜지가 여행을 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동화 형식으로 풀어낸 글이다. 깜지는 '자료24'라고 쓰인 공책 안쪽에 그려진 쥐다. 건망증 작가는 깜지가 그려진 공책을 여행에 가져왔다. 그들의 이야기는 피터 팬의 고장 런던 켄싱턴 공원에서 시작한다. 건망증 작가가 자료24 공책을 잃었다가 찾기를 반복하며, 그들의 여정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과연 그들의 뒷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흥미롭게 이 책을 읽어나갔다. 유명한 동화 속 주인공들을 만나는 시간도 신선했다. 역시 동화작가이기 때문에 여행도 동화 속 주인공들을 상상하며 풀어나가나보다. 흔한 여행기를 읽는 것보다 참신한 느낌이었다.

 이 책에는 일곱 가지 여행 이야기가 실려있다. 한 편의 이야기 끝에는 동화마을의 간단한 소개가 이어지는데, 실제 장소와 작가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이 책 속에서 영국 런던의 켄싱턴 공원에서 피터 팬을 만나보고, 스웨덴 빔메르뷔의 삐삐 마을도 보고, 이탈리아 콜로디의 피노키오 마을도 살펴보게 된다. 동화 이야기와 장소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동화 속 세계로 안내해준다. 이 책을 보며 피터 팬, 티기 윙클 부인, 삐삐, 피노키오 등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글과 함께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큰 책이었다.

  이 책은 기 출간된 <주문에 걸린 마을>에 두 편의 이야기를 더해 만든 개정판이라고 한다. 동화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 동화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어보고 자신의 꿈을 키우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부록으로 '나만의 창작 노트'를 받을 수 있다. '동화 작가 황선미와의 생생인터뷰'와 '황선미 작가가 전해주는 창작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그 뒷부분은 백지로 되어있으니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글을 써볼 수 있다. 마음에 담긴 이야기도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해야 결과물이 나올 수 있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 동화를 써보고 싶은 생각이 새록새록 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