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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퀴어 주겠어! 1 ㅣ 블랙 라벨 클럽 8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고양이에 대한 책은 되도록 보고 있다. 얼마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면서 기묘한 상상력에 얼마나 웃었던지! 지나가던 고양이만 봐도 고양이가 떡 먹는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게 된다. 고양이가 나를 바라보며 주전자같은 외모라고 신기해하리라 생각해보면 다른 종의 재미있는 상상이다.
나또한 다시 태어나면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 적이 있다. 한낮 봄볕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 나른한 행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고양이 집사를 길들이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살판 날 일인가. 나는 그저 잠시 동안 그런 생각을 했을 뿐인데, 이 책의 작가는 고양이가 된 이야기를 3권의 소설로 펴냈다. 상상력과 실천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이 책 또한 작가의 유쾌한 상상에 상큼발랄해지는 소설이다. 20세 윤청아, 오빠 청국의 친구인 진혁오빠를 우연히 보고 난 후, 첫 눈에 반했다.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에 합격했다. 다이어트도 열심히 해서 멋진 몸매로 거듭나고, 이제 낭만적인 대학 생활만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 때, 교통사고를 당한다. 깨어나보니 고양이가 되어있다니! 이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수가 있나!
게다가 완전 다른 세상으로 이전해왔다. 도대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 건지. 상황은 최악이지만, 마냥 즐겁기만 한 상상의 세계에 푹 빠져보는 시간이 되었다. 진혁 오빠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가장 싫은 사람이었던 류안과 점점 얽혀들어가며 벌이는 좌충우돌 로맨틱 판타지.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고양이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한 묘사에 눈을 뗄 수 없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