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꿈짜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이야기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ㅣ 샘터어린이문고 46
하신하 지음, 이작은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어린 시절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던 시간을 떠올려본다. 아이들은 의사,판사,검사 등 부모가 원하는 직업이나, 대통령,과학자,선생님 등 남들이 이야기하는 무난한 장래 희망을 발표하곤 했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어른들이 쥐어주는 정답에 휘둘리며 커나갔던 것이다. 무난한 장래희망을 하나 정해놓고, 누군가 질문하면 그것으로 대답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니 장래희망을 현실로 이룬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이 책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는 발상 자체가 신선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아이, 수리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명랑하고 쾌활하게 그려냈다. 아무 꿈이나 대충 말하고 눈 앞의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꿈을 고심하고 생각해내는 수리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이 책에 담긴 그림이 눈길을 끈다. 특성을 잘 살려서 따뜻한 필치로 특색있게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서 말씀하셨다. "자, 오늘은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어요." 아이들은 국가 대표 축구 선수, 검사, 피겨 스케이팅 선수 등의 꿈을 이야기했다. 진영이는 뜸을 들이며 "제 꿈은 의사입니다. 훌륭한 의사가 돼서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한다. 진영이의 진짜 꿈은 따로 있었지만, 공개적으로는 어른들이 원하는 꿈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 중 압권은 나은이의 장래희망. "전 할머니가 될래요." 선생님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할머니? 엄마도 아니고 할머니가 되고 싶은 건 왜일까?" "우리 집은 외할머니랑 같이 살아요. 우리 할머니는 공부도 안 하고, 일도 안 하고, 매일 텔레비전만 보고, 우리한테 잔소리만 해요. 전 할머니가 돼서 실컷 놀고 매일 잔소리하면서 편하게 살래요." 수리가 발표할 시간이 왔는데, "아직 꿈이 없어요." 이야기하고 만다. 결국 나은이와 수리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가사를 다섯 번씩 써오는 숙제를 벌로 받았다.

 수리는 상가 1층 구석에 있는 가게를 기웃거린다. 백년 가게 백년 할머니가 이것저것 만드는 곳이다. 수리가 백년 할머니에게 꿈을 물어봤지만, 대답이 신통치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수리도, 백년 할머니도 알차고 멋지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꿈이 사람을 생동감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수리는 장래에 어떤 일을 할지 발견하게 된다. 과연 수리의 장래희망은 무엇일까?

 수리가 자신의 속도로 천천히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꿈꾸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이었고,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꿈짜면, 꿈이 없는 아이를 위한 꿈짜면! 맛있는 면요리를 떠올리며 입맛이 도는 기분을 느끼게 된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었다. 아이들이 꿈을 정립하고 키워나가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마음이 뿌듯해지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