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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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손끝의 기적>은 시각장애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담고 있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보고 궁금한 마음도 들었지만, 의문이 먼저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었다고?' 처음 그런 의문이 든 것은 당연스레 생각하게 되는 고정관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눈으로 보아야만 사진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각말고 다른 감각을 총동원해서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이 즐기며 배우고 한뼘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을 보는 우리들의 마음도 세상의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며 활짝 열리게 된다.

 

 

 '인사이트 캠페인'은 2012년 1월 시작되었다.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첫 회에는 시각 장애 아이들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그 다음에는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점점 지속되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캠페인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서울 한빛 맹학교 여섯 아이들이 강영호 사진 작가와 함게 여행을 떠났고,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사진으로 담아낸 세상을 보여준다. 아이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이 책 속의 글에 빠져들어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아이들보다 감각을 이용하는 데에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꽃놀이의 불꽃을 사진에 담을 때에, 어떻게 예쁘게 찍을까 고민하며 셔터를 눌러댔던 내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은 온몸으로 불꽃이 터지는 순간을 즐기고, 환희에 차서 셔터를 눌러 카메라에 담으며 집중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어땠던가? 불꽃놀이 축제의 순간에 즐기지도 못하고,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도 못했으니 그 순간이 아쉬워진다. 제대로 즐긴 것이 아니리라.

 

 또한 바다에서 사진을 찍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한 가지 배운다. "언제 찍느냐면 '퍽'하는 소리가 들릴 때! 다음에 '쉭'하고 맥주병 여는 것 같은 소리 들리지? 이때가 파도가 올 때야."(110쪽) 소리에 집중하며 바다를 카메라에 담아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나는 파도 소리를 제대로 귀기울여 들은 적이 있던가? 시각을 믿고 다른 감각에 소홀했던 나에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사진은 하나의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에 담기 위해 마음에 담는 것을 소홀히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게 된다. 시각뿐만 아니라 다른 감각을 총동원해서 온몸으로 느끼고 감동을 키우리라. 그래야 마음에 담긴 환희가 사진에도 표현될 것이다. 지금껏 내가 찍는 사진에 왜이리 감동하지 못하게 될까 생각해보니, 그런 결핍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배우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각 장애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깨닫는 것이 많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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