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뭐예요? - Who am I?
김세준 지음, 김미진 그림 / 매직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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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이 한 눈에 들어오며 눈길을 끈 책이다. 책을 고를 때에 제목이 눈을 끄는 경우도 있고, 그림이 눈길을 잡아당기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그림이 먼저 내 마음에 작은 파장을 남긴다. 이런 그림의 책이라면 내용도 괜찮을거라 짐작하고 이 책 <내 이름이 뭐예요?>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씨앗의 여행을 다룬 책이다. 씨앗은 자신이 실패한 씨앗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하다.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말을 건넨다. "안녕! 너는 처음 보는 씨앗이로구나." 나비는 나이도 많고 힘도 좋아서 아주 먼 곳까지 가보았을텐데, 처음보는 씨앗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자신이 잡초 나부랭이가 아닌가 생각되어 실망스럽다. 그렇게 씨앗은 나비와 함께 여행을 떠날 결심을 했다.

 

 그들이 처음 여행을 떠나서 사람들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씨앗은 사람들에 대해 기대가 큰 만큼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지향점 없는 무의미한 경쟁, 아름다움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려는 어리석음, 고통을 달고사는 어리석음, 잔인함의 일상화에 빠진 사람들을 직접 보고 깨닫게 된다.

 

 사람들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도 느끼는 바가 크다. 매미, 하루살이, 개미, 쇠똥구리 등 곤충에게서도, 물가의 어린 나무와 잡초, 사과나무에게서도 느끼고 깨닫는 것이 점점 많아진다. 여행은 씨앗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비가 쓰러졌다. 씨앗은 슬프기만 했다. 하지만 나비는 씨앗을 다독이며 말을 이었다.

"사실 나는 얼마 전에 네가 어떤 씨앗인지 알게 되었단다. 그날 너에게 알려주려고 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단다. 왜냐하면 네 스스로를 알게 되기까지, 네 스스로 무엇인가를 피울 때까지 '겪어야 하는 떨림, 불안함, 설렘, 기대감, 믿음, 확신 등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야. 이걸 겪지 않고, 과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을까 하는 나의 마음, 이 모든 걸 겪고 나서 진정 이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을......이해해줄 수 있겠니?" (128~129쪽)

씨앗은 그동안의 여행으로 많이 성장했고, 나비와의 이별 후 스스로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씨앗은 어떤 꽃으로 피어났을까? 씨앗에게는 그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림과 함께 씨앗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시간이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잔잔하고 은은한 감동이 있는 책이다. 주변에 있는 씨앗, 풀꽃, 나비 등 자연에 좀더 눈길을 주게 된다. 봄이 다가오는 시절, 자연의 꿈틀거리는 생명력에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게 된다. 자연을 바라보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포근한 감성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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